'커쇼, 잘 던져줘' LA 다저스가 8일(한국 시각)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 선발로 클레이튼 커쇼를 세우면서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만약 커쇼와 다저스가 진다면 류현진은 부담스러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 나설 수 있다.(자료사진=임종률 기자)
LA 다저스가 승부수를 띄웠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조기 등판시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포석이다.
다저스는 8일 오전 10시 37분(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NL) 디비전 시리즈(DS) 4차전 선발로 커쇼를 세웠다.
지난 4일 1차전 승리 투수였던 커쇼의 4일 만의 등판이다. 즉 3일 휴식 뒤 나서는 강행군이다. 커쇼는 데뷔 후 사흘만 쉰 뒤 등판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부담감이 심한 1차전에서 커쇼는 124개의 공을 던졌다.
이런 점에서 하나의 모험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커쇼가 변함없이 에이스의 면모를 보인다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이는 류현진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NLDS를 치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피츠버그 중 NL 챔피언십 시리즈(CS) 상대가 누가 되느냐도 관심이다. 과연 커쇼 등판으로 복잡해진 류현진의 등판 일정은 어떻게 될까.
▲커쇼 승리, 류현진 NLCS 3차전 등판 예상만약 커쇼가 이긴다면 류현진은 예정대로 12일부터 시작되는 NL 챔피언십 시리즈(CS) 에서 15일 3차전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1차전 잭 그레인키-2차전 커쇼에 이은 순서다.
단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류현진이 7일 애틀랜타와 3차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이다. 만약 또 다른 NLDS에서 피츠버그가 올라온다면 다저스는 3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게 된다.
돈 매팅리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원정에서 다소 약했던 류현진임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초 매팅리 감독은 4차전 선발로 리키 놀라스코를 등판시키겠다고 했지만 경기 당일 커쇼로 선발 투수가 바뀌었다. 류현진 역시 3차전 선발로 나서지 못할 수 있다.
다만 NL 승률 1위 세인트루이스가 올라온다면 다저스는 DS와 마찬가지로 CS 3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된다. 그렇다면 홈에서 강점이 있는 류현진의 등판 가능성이 높아진다. 류현진 올 시즌 홈과 원정 모두 7승4패였지만 평균자책점(ERA)은 각각 2.32와 3.69였다. 또 류현진은 지난 8월 9일 세인트루이스전 7이닝 1실점 호투로 11승째를 따낸 바 있다.
▲커쇼 패배, 류현진 NLCS 1차전 등판 전망하지만 커쇼가 진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류현진이 NLCS 1차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지 LA 타임스도 이런 상황을 전망했다.
4차전 커쇼 필승카드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다저스는 10일 5차전 홈 경기에 그레인키가 나설 전망이다. 그레인키는 지난 5일 애틀랜타 원정에서 6이닝 2실점한 뒤 정상적으로 5일 로테이션에 따라 등판한다.
여기서 다저스가 이긴다는 가정 하에 12일 NLCS 1차전 선발이 문제다. 로테이션 상으로는 류현진이다. 물론 NL 와일드카드로 승률에서 뒤지는 피츠버그가 올라와 홈에서 1차전을 치른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류현진의 지난 4월 8일 첫 승 제물도 피츠버그였다. 당시 류현진은 홈에서 6⅓이닝 6탈삼진 3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올라오면 승률에서 밀린 다저스는 1차전을 원정에서 치른다. 물론 류현진은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11승을 따냈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은 하늘과 땅 차이다.
더욱이 류현진은 7일 3차전에서 중압감에 잇딴 수비 실수를 범했다. 1차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부담감이 다른 경기보다 클 것이 자명하다.
▲NLCS 7차전 승부…류현진, 강력한 멘탈 기대다만 CS는 5전3승제의 DS와 달리 7전4승제다. 일정이 상대적으로 길어 1차전 패배 뒤에도 반격할 여지가 있다. 역대 CS 1차전 승리팀의 월드시리즈 진출 확률도 58.1%로 DS 1차전 승리팀의 CS 진출 확률 69.4%보다 낮다. 그나마 부담감을 줄일 여지는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류현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드물다. 시즌 초 볼티모어 원정에서 6이닝 5실점 등 시차 적응 문제가 나왔지만 이후 중동부 원정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5회 4승 1패를 거뒀다.
올 시즌 1회 징크스가 가장 눈에 띄었던 지난 8월 25일 보스턴전(5이닝 4실점) 이후 30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1회부터 삼진 2개를 잡아내는 등 전력투구해 6⅓이닝 1실점 승리를 따냈다. 이른바 강한 멘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커쇼의 4차전 등판으로 복잡해진 류현진의 선발 등판 셈법. 과연 어떤 방향으로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이 흐를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