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산층, 출구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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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 상승기 살림법

(사진=더스쿠프 제공)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시장금리 상승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빚지고 사는 사람에겐 뜨끔한 소식이다. 갚아야 할 빚은 그대로인데, 이자폭탄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마이너스통장 등 빚에 쪼들려 사는 사람들, 이들을 위한 탈출구는 없을까.

올해로 직장생활 15년 차인 K씨. 신도시에서 출근하는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정부부채로 건설된 고속도로. K씨의 출근 수단 역시 빚내서 마련한 중형차다. 여기도 빚, 저기도 빚이다. 빚의 향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름값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외동딸 침대와 책상은 할부로 샀다. 매달 갚아야 할 카드대금만 50만원에 이른다.

아내는 주택담보대출 때문에 저축할 돈이 없다며 푸념한다. 그러면서도 사교육비만큼은 아끼지 않는다. 은행 도움을 받아 내집 마련을 한 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매달 수십만원씩, 그것도 20년 상환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

출근길 라디오에선 오늘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군대에서 들었던 출구전략의 일환이란다. 출구전략이 가동되면 초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리고, '빚의 경제'는 부메랑을 맞게 된다. 꽉 막힌 도로에서 핸들을 잡고 있는 K씨는 온통 빚 생각뿐이다.

초저금리 시대의 끝이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출구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사진=더스쿠프 제공)

 

빚지고 사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올 2분기 현재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만 해도 660여조원이었다. 5년여 만에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가구당 가계부채도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조사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2012년 기준)'를 보면, 빚을 지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64.6%에 달한다. 전체 가구 3곳 중 2곳이 빚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가구당 평균 부채액은 8187만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도 가구의 부채액이 각각 1억2597만원, 1억257만원으로 전국 평균치(8187만원)를 웃돌았다. 원금도 문제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이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초저금리 통화정책 덕분에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사진=더스쿠프 제공)

 

세계 각국 정부는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겠다며 금리인상 시그널을 서서히 보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준비하는 '양적완화 축소'는 대표적 사례다. 갚아야 할 빚은 끝이 없는데, 난데없이 이자 폭탄까지…. 가뜩이나 힘든 삶이 더욱 팍 팍해진다. 이자를 부담할 능력도 충분하지 않다.

◈ 금리상승기, 상환능력 점검해야

한국경제에 봄바람이 깃든 최근 가계소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물가를 대비하면 그렇지도 않다.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0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1.3% 오르는데 그쳐 시민들이 체감하는 소득 상승분은 크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25%까지 치솟았던 가계저축률은 2011년 현재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자부담은 날로 커지는데 가계 금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셈이다.

그렇다고 애먼 인생 탓만 늘어놓을 순 없지 않은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가올 시장금리 상승기에 대비해 상환능력을 점검하고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한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돌발변수를 줄이라는 소리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는 습관도 이참에 들여야 한다. 만약 이런 대비책 마련에 소홀하다면? 가계부채 쓰나미에 통장도, 집도, 희망도 몽땅 날려버릴 수 있다. 그때 가서 눈물과 회환을 표출해봤자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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