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비(非) 법정관리 계열사 회사채를 중심으로 개미들의 위험한 베팅이 또다시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동양그룹의 3개 계열사가 전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동양그룹의 회사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은 계열사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동양시멘트가 올해 6월 말에 발행해 오는 2015년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시멘트18'의 전날 거래량은 24억3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6억410만원) 거래량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동양증권의 회사채도 거래량이 급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동양증권이 지난 2009년 12월에 발행해 오는 2015년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증권78'의 경우 지난달 27일 6억6천860만원에 그쳤던 거래량이 전날 14억29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 종목은 전날 동양그룹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과 동양시멘트가 워크아웃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에도 가격 하락폭마저 제한적이었다.
전날 동양시멘트18의 매매가격은 6천2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34원 떨어지는 데 그쳤고, 동양증권78의 매매가격도 하락폭이 130원에 불과했다.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동양그룹의 회사채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트레이딩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양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됐고 이에 따라 앞으로 동양그룹의 회사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노린 것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긍정적 뉴스가 나오면 동양그룹의 회사채 가격이 급등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노렸다"면서 "회사채를 만기까지 보유하기보다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단기 트레이딩 성격이 짙다"고 봤다.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의 회사채도 여전히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전날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감소했지만 거래는 체결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주식과 달리 일반 회사채는 원칙상 거래가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주식관련 회사채는 주가 연계성이 강하기 때문에 법정관리 신청 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중단된다.
전날 '동양260'의 거래량은 6천47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가격은 전 거래일(4천원)보다 1천200원 하락한 2천800원이었다.
이종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마다 향후 회수율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회수율이 높을 것으로 낙관하는 투자자는 ㈜동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음에도 회사채를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