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사상 처음으로 고액 전·월세 보증금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벌인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세청이 10억 이상 전세나 월1,000만원 이상 월세입자 56명에 대해 자금 출처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5일 고액 전·월세를 이용한 탈세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고액의 전·월세입자 56명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중순부터 23명에 대한 조사에 이미 착수했으며, 33명은 오늘부터 조사에 들어간다. 대부분 10억 이상 전세입자며 1,000만원 이상 월세입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전·월세 보증금에 대해 국세청이 자금 출처 조사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최근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자산가들이 세금부담과 자금출처조사 회피 등에서 유리한 고액 전·월세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돼, 주택구입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조사를 벌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들에게 집을 빌려준 임대인에 대해서도 소득신고 누락 여부를 검증한다.
조사 대상은 주로 강남, 용산 등 서울 주요지역의 10억원 이상 전세입자 가운데 연령, 직업, 신고소득 등에 비해 전세금을 과도하게 지불한 사람들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은 전세보증금은 20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들이 부모 등으로부터 세원 포착이 쉽지 않은 전세금 형태로 증여를 받았거나, 본인의 사업소득을 탈루해 마련한 자금으로 전세금을 지급한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전세금 출처에 대한 조사 뿐 아니라 조사 대상자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에 대해서도 출처를 검증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 사업체에 대한 통합조사도 실시한다.
국세청은 주택임대인에 대해서도 소득신고 누락 여부에 대한 검증을 벌여 불성실 신고혐의가 드러나면 세무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CBS노컷뉴스 감일근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