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김한길·안철수 만나 정치현안에는 웃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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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4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잇달아 만났다. 독일에 체류하고 있던 손 고문이 형수상을 당해 일시 귀국하자 두 사람이 압구정 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직접 찾으면서다. 손 고문은 반갑게 이들을 맞았지만 정치 현안에는 말을 아꼈다.

먼저 김한길 대표가 오후 5시쯤 빈소를 찾았다. 김 대표는 "어머니 같은 분이시라는데 상심이 크시겠다"고 위로했다. 손 고문은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부모를 일찍 여읜 손 고문은 10남매 중 막내인데, 고인인 큰형수가 손 고문이 민주화운동을 할 시절에 갖은 뒷바라지를 해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어 현재 서울광장에서의 장외투쟁을 언급하며, "이번 여름은 특히 더워서 손 고문께서 대표로 계실 때 겨울에 하셨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하셨던 분들은 그것도 아니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한미FTA와 관련해 장외투쟁을 했던 손 고문과의 공통점을 부각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였다. 손 고문은 그러나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웃었다.

안철수 의원은 5시 30분쯤 도착했다. 안 의원과 손 고문은 지난 대선 기간 회동을 가졌던 사실 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대설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손 고문의 후원회장이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얼마전 안 의원의 정책네트워크인 '내일'의 이사장 직을 맡았다가 사임하는 등 일련의 과정 속에서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안 의원은 손 고문에게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고 위로한 뒤 "건강은 좋아보이셔서 다행"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또 지난 4.24 재보선에서 당선됐을 때 손 고문이 축하 난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인연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정치 상황은 작년 대선 보다 어려워졌는데 이럴 때 손 고문의 혜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우회적 표현이었지만 안 의원의 스타일에 비춰보면 상당히 적극적인 '구애의 메시지'로 보였다. 이에 대해 손 고문은 "나는 그냥 쉬고있으니까"라며 즉답은 피한채 웃음만 지었다.

이날 빈소에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손 고문을 도왔던 민주당 우원식, 최원식 의원과 김유정 전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이언주 의원 등이 찾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밤 조문했다. 대선 경선에서 라이벌이었던 문재인 의원의 조화가 보였지만 직접 찾아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손 고문은 26일 발인을 마친 뒤 다시 독일로 떠나 9월말쯤 돌아올 계획이다. 오는 10월 14일 예정된 동아시아미래재단 7주년 심포지엄에서 향후 정치적 활동에 관한 메시지를 밝힐 것이라고 손 고문 측은 밝혔다.

손 고문 측은 "자리가 자리인만큼 오늘은 정치적인 이야기를 피하려는 것"이라면서 "심포지엄에서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도 10월 재보선 후보등록이 끝난 이후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이 10월 재보선에서 출마할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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