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잊은'국정원 규탄' 촛불…23일 마지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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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의미없이 끝나면 '특검 촛불' 이어갈 듯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의 제8차 범국민촛불집회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참여연대 등 2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17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8차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고 지난해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정 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시국회의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의 진상규명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권영세 주중 대사의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출석, 책임자 처벌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촛불집회는 독재에 항거하다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38주기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을 비롯해 진보·민주 성향의 정치인도 가세하며 한층 열기를 뜨겁게 했다.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경찰청의 수사 은폐 축소는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인데도 원세훈, 김용판은 야당 의원의 질문에 대선개입과 수사은폐 축소를 부인했다"며 "국기문란을 응징하고 짓밟힌 민주주의 회복하기 위해 다함께 끝까지 하자"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만명, 경찰 추산 9,000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울산, 군산, 제주에서도 이날 동시에 열렸다.

다음번 촛불집회는 다음주 금요일인 23일에 열릴 예정이다. 23일은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이들 단체는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지켜본 뒤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법이 국회를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참여연대 박근용 협동사무처장은 "23일은 국정조사가 일단락되는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상규명이 이뤄지거나 새누리당이나 청와대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성의껏 조치를 취하는 지를 보고 이후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다음주까지 의미없는 국정조사가 진행돼 끝이 난다면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법이 국회를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럴 경우 촛불집회는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은석 기자)

 

이날 시청광장 맞은 편인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선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한국고엽제전우회 등의 보수 단체들이 오후 7시부터 맞불집회 성격의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5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5,000명, 경찰 추산 1,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장외정치, 물러나라' '민생왜곡, 사회혼란, 짜증난다' '선거불복, 종북연합,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서울광장 일대에 69개 중대 4,1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제3차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의 대규모 장외집회에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 113명과 당원 2만 명, 경찰 추산 3,500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서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서울경찰청장의 청문회 증인선서 거부 등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의 청문회 증인선서 거부에 대해 "대놓고 진실을 말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전 포고"라면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대놓고 증인을 감싸고 변호하는 변호인단 모습이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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