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 공개' 말렸건만…박 대통령 직접 공개로 뻘쭘해진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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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 사진 5장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보도자제 요청한 靑 '난감'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휴가지에서의 사진(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첫째날인 지난 29일 청와대 관계자와 출입기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다.

한 언론에서 박 대통령의 휴가 기사를 쓰면서 휴가지인 '저도'를 제목에 달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휴가 장소는 경호상의 문제로 공개하지 않는 게 관행인데 제목에서까지 휴가 장소를 언급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들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휴가를 가기 전에도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로 하고 장소를 알려달라는 취재진의 요구를 물리쳤다.

하지만 이전 정권의 청와대에서는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대충 어디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언질은 줘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남해의 한 휴양소로 휴가를 떠났다고 밝히는 식이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휴가 장소를 극구 알려주지 않던 청와대가 뻘쭘해지는 일이 발생했다. 박 대통령이 30일 휴가를 보내는 사진 5장을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추억의 저도...="">라는 제목으로 "35년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 켠에 남아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는 글까지 올렸다. 박 대통령의 휴가지가 경남 거제시의 저도임을 공개한 것이다.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휴가지를 비공개했던 청와대로서는 뻘쭘해 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청와대 참모들이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못읽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진 공개를 통해 또 한번 드러났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 장소 공개에 대해 크게 꺼리는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참모들은 과거 관행이나 경호상의 요구 등을 핑계대며 당연히 공개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휴가 사진 공개를 둘러싼 해프닝은 역으로 생각하면 박 대통령이 참모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 공개를 통해 일반인과 다름없이 휴식을 취하는 소탈한 대통령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사진 속에는 박 대통령 한 명 밖에 드러나지 않듯이 국정운영에서도 박 대통령 이외에 다수의 참모들은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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