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 1비서가 정전협정 기념일(북측 '전승절')을 전후해 사진취재를 통제하지 않는 등 일련의 대화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도 강경한 원칙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은 30일 외교부 1차관을 만나 대북제재 공조를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코언 차관은 "북한에 대한 압박은 진전되는 중이고 여러 국가들이 계속 굳건히 연합하고 있다"면서 대북 압박이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은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 특히 김 제 1비서의 통치자금을 집중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언 차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씨 일가의 자금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간접적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언급됐던 카터 전 대통령 방북과 관련해서도 미국 정부는 "만약 방북한다고 해도 개인 자격에서 추진하는 것(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핵포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까지 대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과 관련해 강경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태 재발방지 보장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고 천명한 정부는 이날도 "개성공단을 발전적 정상화하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통일부 당국자)"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이날까지 우리 정부의 7차 남북 실무회담 제의에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북한 매체들 역시 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전승절 행사 소식을 통해 김정은 체제에서 변화된 북한의 모습을 노출시키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는 대화공세의 연장선 위에 있다는 평가다.
다만 주변국의 압박 공조 속에서 북중 동맹을 과시하려는 행보가 눈에 띈다. 한미 정상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행사를 통해 서울과 워싱턴에서 동맹을 과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 1비서는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이 묻힌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을 비롯해 중국의 6.25 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장소 두 곳을 잇달아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앞서 북한은 전승절 축하차 방북한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의 자리를 김 제 1비서의 바로 옆자리에 배치하기도 했다. 또 중국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할 당시 사용했던 '항미원조 보가위국'이라는 표어를 내세우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