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100억 원대 사기사건이 주범인 나경술(51)이 검거되면서 사건 발생 1달여 만에 종말을 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바지·백지수표공급책, 자금 및 전주소개책, 은행알선책, 경비제공책, 위조책 등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31명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총책인 나경술로부터 각자의 임무에 대한 지시만 받을 뿐 서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일종의 점조직 형태로 범행에 가담함에 따라 사건 발생 초기 경찰 조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희대 사기극은 나 씨가 지난 1월 국민은행 김 차장을 통해 일련번호만 있고 금액은 찍히지 않은 자기앞수표 진본 용지를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김 차장은 사채업자 김 씨가 자기 돈으로 1억110만 원짜리 수표를 발행할 때 A4용지에 찍은 가짜 수표를 내주고 진본 수표 1장을 따로 빼놨다가 나 씨에게 진본수표를 전달했다.
이후 나 씨는 실제 돈 주인 박 씨가 국민은행 동역삼지점에서 정상 발행한 100억 원짜리 수표의 일련번호 일부가 가려진 수표 사본을 최영길을 통해 넘겨받는다.
나 씨는 수표 위조계의 최 사장으로 불리는 위조책(미검)에게 진본 백지수표를 넘겨 발행번호를 지운 뒤 컬러 잉크젯 프린터로 100억 원짜리 수표를 만들어 냈다.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