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 회담, 진짜들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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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무회담, 성공 위해서는 양측 모두 양보 카드 준비해야

- 계획대로 발전하던 개성공단, ‘비핵개방 3000’선언과 함께 성장 멈춰
- 기업인들, 돈이 눈에 보이는데도 투자를 못해 안타까워 해
- 개성공단의 협력적 분위기, 밖에 나와서 아무리 얘기해도 이해 못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5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진향 前개성공단 기업지원부장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검문소에서 국군 장병이 경계를 서고 있다.

 

◇ 정관용> 지난 주에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이었죠. 김진향 한반도 평화경제연구소장 모시고 개성공단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동안에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못 다한 이야기 많아서 이번 주에 다시 한 번 모시기로 했었죠. 그런데 마침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게 될 남북 당국자 실무회담이 내일 열리게 됐습니다. 그 회담 전망까지를 포함해서 이야기 더 나누겠습니다. 오늘 개성공단 문제, 좀 더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김진향 소장 어서 오십시오.

◆ 김진향> 반갑습니다.

◇ 정관용> 지난주에 참 북한 소속으로 월급은 우리 정부에서 받지만 세금은 북한에 낸다.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별 희한한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 김진향> (웃음)

◇ 정관용> 그러느라고 오늘 또 한 번 모셨는데. 마침 내일 회담이 열리게 돼서 그 얘기 먼저 좀 하겠습니다. 북한쪽 수석대표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박철수 부총국장 이분 어떤 분입니까?

◆ 김진향> 먼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어떤 곳이냐 하면. 북측 기관 중에 개성공단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결정기관입니다. 그런데 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대표는 총국장입니다. 상징적인 위치고요. 늘 평양에 있고. 실질적으로 개성에 상주하는 사람은 부총국장이 3명인데 가장 상징적으로 박철수 부총국장이 8년 간 개성공단에서 부총국장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아마도 현재 개성공단 사업 관련해서 북측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가장 잘 아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3인이 있어요? 부총국장이?

◆ 김진향> 부총국장이 3명입니다.

◇ 정관용> 그중에 아마 수석급이 되겠군요.

◆ 김진향> 대표급이죠.

◇ 정관용> 그럼 정말 실질적인 책임자네요?

◆ 김진향>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허용호, 원용희 이렇게 명단이 거론되는 거죠?

◆ 김진향>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성원들도 여러 많은 부서에서 와서 연합이 되어 있습니다. 원용희 책임참사인데요. 아마도 총국에서 파견 나와 있는 관리위원회와의 협상파트너입니다. 아주 사실 잘 생겼습니다. 스마트한 사람입니다. 굉장한 엘리트입니다. 여기에서 법률적 문제라든가 개성공단 현안문제들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사람이고요.

◇ 정관용> 우리 김진향 소장께서.

◆ 김진향> 네, 저하고는 많은 협상을 했던 사람입니다. 실질적으로.

◇ 정관용> 협상 파트너였군요?

◆ 김진향> 그렇죠. 매일같이 대화도 하고 사안이 생기면 협상도 했던. 물론 박철수 부총국장도 사안이 있으면 같이 만나서 협상을 했던 사람이고요. 마찬가지로 우리 측 서호 남북협력지구 전 단장 같은 경우에 통일부에서 개성공단을 책임지는 실무 국장입니다. 개성공단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고요. 그것과 격이 맞고 제대로 실무협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이 두 사람은 박철수 부총국장과 서호 단장은 지난 무산된 당국회담에 대표단으로 포함이 돼 있었던 사람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진향> 그래서 아마 뭔가 성과를 낼만한 자리들은 딱 될 것 같다. 아마도 다른 문제를 떠나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만은 가장 해박한 두 사람이 만났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진짜들이 가셨군요. 진짜들이 만나게 됐군요.

◆ 김진향> 네.

◇ 정관용> 의제가 3개입니다. 시설이나 설비 점검. 원부자재 또 완제품의 반출. 세번째가 발전적 정상화. 뭐 탁 봐도 세번째가 문제겠구나. 앞의 2개는 금방 풀리는 것 아닐까요?

◆ 김진향> 맞습니다. 저희들이 6월 11일날 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다시 초점을 맞췄던 게 일단 출입 정상화, 기업인들의 출입 정상화와 개성공단만을 위한 실무회담을 원포인트로 한번 해보자라는 게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있었습니다. 그것대로 가고 있다라는 생각 속에서는 굉장히 발전적인 상황이고요. 첫번째와 두번째인 원부자재 문제하고 장비, 설비 점검 문제는 실질적으로 우리 기업인들이 들어가면 됩니다. 이 문제는 아마도 개성공단 재가동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그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인들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변안전 문제만 간단히 해결된다라면 쉽게 타결될 것 같고요. 아마도.

◇ 정관용> 그리고 트럭 같은 것도 들어갈 수 있겠고.

◆ 김진향> 그렇죠.

◇ 정관용> 그것만 해 주면 되는 거잖아요.

◆ 김진향> 기업인들이 들어간다는 얘기는 당연히 물류, 차량들이 함께 들어간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세번째입니다.

◇ 정관용> 발전적 정상화?

◆ 김진향> 발전적 정상화라는 의미에는 우리 측에서는 아마도 재발방지, 제도적 안전장치 보완과 같은 그런 이야기들을 할 거고. 북측은 개성공단의 실질적인 정상화 방안. 아주 큰 안목에서. 최초의 개발하기로 했던 2000만 평 그 계획대로 왜는 안 가느냐라는 문제들을 이야기할 것 같아요. 이 문제는 아마도 향후에 남북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두 차례, 세 차례, 네 차례 좀더 장기적으로 열려야지만이 축적된 신뢰를 가지고 큰 틀에서 해소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 정관용> 바로 그 대목에 지난주에 저희와 이야기 나눴던 그러다가 스톱, 중단됐던 대목이 바로 그 대목입니다.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처음 시작이 2000 몇 년이라고 그랬죠?

◆ 김진향> 개성공단이 시작된 것은 2003년 6월 30일에 착공이 됐습니다.

◇ 정관용> 그때부터 시작해서 2008년까지는 계획된 투자들이 쭉 들어갔다, 진행됐다?

◆ 김진향> 네.

◇ 정관용> 그러다가 원래 2000만 평, 그 중에 공단 1000만 평. 배후 부지 1000만 평. 그런데 딱 100만 평 돼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공단조성 및 기숙사 설치 등등의 투자가 정확히 언제부터 딱 중단된 겁니까?

◆ 김진향> 그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됩니다. 공단 800만 평과 배후도시 120만 평. 총 2000만 평의 창원공단과 창원시를 하나 만들겠다라는 남과 북의 합의였는데 사실은 안타깝게도 2008년 2월에 우리 남측의 이명박 대통령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비핵개방 3000’을 전면에 걸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습니다.

◆ 김진향> 그 당시의 초대 통일부장관이셨던 김하중 장관께서 ‘비핵개방 3000’을 이야기하면서 핵문제의 진전 없이는 개성공단은 한 발짝도 못 나간다라고 선언을 하게 됩니다.

◇ 정관용> 2008년 2월이요?

◆ 김진향> 2008년 2월입니다. 이때부터 실제로 북측은 개성공단이 어려워지겠구나라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당시의 이 발표가 나오면서부터 개성공단은 어떤 상황이 되냐 하면 불과 3개월 전에 2007년 10월에 10.4선언으로써 개성공단은 더욱더 탄력 받고 제2, 제3의 공단을 만들기로 하고 2개월 뒤인 2007년 12월에 기숙사를 남과 북이 함께 짓기로 합의를 했었습니다. 이것이 2개월 만에 부정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이때부터 질곡으로 빠지게 되는데. 그때부터 사실 북측은 우리 측에다가 그 당시의 협상은 제가 했었습니다. 저한테 늘 했던 이야기가 새로운 정부가 실질적으로 개성공단을 온전하게 계획대로 가져갈 의지가 있는지를 계속 물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남측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으로서 의지가 있다. 비핵개방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로써 또 북측이 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협상을 했는데. 결국은 한 발짝도 못나갔죠. 그러면서.

◇ 정관용> 그래서 지난주에 말씀하신 게 짓다가 만 건물들도 그대로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 김진향> 네. 결국 당시에 2008년 2월 시점에 가동기업수는 한 8, 90개 정도 됩니다. 이후에 늘은 기업이 한 30개 정도 되죠. 123개의 가동 기업이 있지 않습니까? 이 기업들이 어떤 기업들이냐 하면 2008년 2월 시점에 공장 건축률이 80% 정도를 넘은 공장들은 마무리를 하게 해줬고요. 그 이하에 있었던 공장들은 대부분 중도 스톱됐습니다.

◇ 정관용> 70%가 됐어도?

◆ 김진향> 그런 비슷비슷한.

◇ 정관용> 예를 들어서 한 반쯤 지어졌다.

◆ 김진향> 실지로 안 됐죠.

◇ 정관용> 그 반 짓는 돈은 사실은.

◆ 김진향> 은행 융자죠.

◇ 정관용> 기업체가 빚 내서 한 거 아니에요?

◆ 김진향> 네, 그런 업체들이 매우 힘들었고요.

◇ 정관용> 그런 업체들한테 아무런 지원도 안 해줬어요? 그다음에.

◆ 김진향> 이후에 사실 그런 엄청난 어려움들이 있었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대출받은 업체들은 그 부분을 상쇄를 해 주고 어떤 식이든 해소를 다 해줬었습니다. 그 기간이 상당히 길어졌었죠. 결국 개성공단은 현재 100만 평인데요. 100만 평 40%의 부지에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거고요. 60%는 사실은 분양은 대부분 다 됐지만 나대지로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고. 이 부분에 대해서 북측은 남측을 계속 압박을 했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분양까지 다 되어 있었다고 아까 말씀하셨으니까. 그럼 원래 계획대로 투자가 쭉 진행이 됐다면 지금 현재 시점에서 개성공단의 가동기업수가 123개가 아니라 200개를 넘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된 거군요.

◆ 김진향> 2010년 기준으로 450개의 기업이 가동이 되어야 된다는 게 우리들 당시의 계획이었습니다.

◇ 정관용> 450개요?

◆ 김진향> 2010년 기준입니다. 그리고 북측 근로자가 15만 명은 최소 고용이 될 거다라고 봤었죠. 현재 3년이 더 지난 2013년인데 기업은 여전히 123개에 그냥 딱 머물러 있고.

◇ 정관용> 2013년 2월 시점이 아닙니까?

◆ 김진향> 그렇죠. 맞습니다. 스톱된 상황이죠.

◇ 정관용> 그때 한 사실 8, 90개에다가 80%까지 지었던 기업들만 지금 하고 있다? 그럼 북한은 결국 할 얘기가 딱 그거라고 정해지네요. 왜 계획대로 하던 거 또 공장도 짓다가 중간에 왜 스톱시켰느냐 이거 계획대로, 약속대로 800만 평 1000여 만 평 갈 비전을 가져와라. 이걸 거고요.

◆ 김진향> 그것을 정상화의 개념으로써 이야기를 할 겁니다. 북측이 할 이야기가 또 있겠죠. 우리는 사실은 2013년 3월 27일날 군 통제선 끊고 4월 3일날 출입차단 이 문제를 또 이야기할 것 같은데. 같이 논의해야 될 필요가 있겠죠. 어떻게 보면. 그러면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많은 논쟁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다시 너희들 마음대로 끊게 되면 도대체 어떤 기업이 마음 놓고 거기에 가겠느냐.

◆ 김진향> 맞습니다.

◇ 정관용> 지금 계속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무슨 약속을 해 달라. 그걸 제도적 보장 장치를 마련해 달라.

◆ 김진향> 그것이 우리 요구일 것이고요.

◇ 정관용> 이렇게 될 거고요.

◆ 김진향> 북측은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이 막은 것은, 이건 북측 입장입니다, 완벽하게. 북측 입장에서는 우리가 막고 싶고 싶어서 막은 게 아니다. 안보적으로 개성공단이 원래 보니까 키 리졸브 훈련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핵무력들이 다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개성공단이 위기의 폭발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었다. 그래서 들어오는 건 막고 나가는 건 허용했지 않느냐 또 이야기할 거거든요. 이 문제는 참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그러면서도 김관진 국방장관의 억류, 인질사태 발생 시에 한-미 특수부대 투입하겠다는 발언들.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올 거예요. 이건 정치공세일 수도 있고 실질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이 부분들을 메꿔내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 정관용> 시간이 걸리더라도 메꿔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정상화가 될 거 아니겠습니까?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현재 123개 기업이라도 다시 가동시킬 수 있을 텐데. 그러자면 우리도 아마도 2008년 이후 중단된 투자에 대한 뭔가를 내놓아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북한쪽에 계속 요구할 거는 많아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재발방지 대책, 제도적 요구 그건 물론 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도 뭔가는 준비해 가야 되지 않겠느냐 이거예요.

◆ 김진향> 남북 모두 성의 있는 조치를 뭔가를 풀어놓을 게 있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그냥 상대방에 대해서 이것 이것 해 달라 이거 해야 된다라고만 얘기해서는 진전이 잘 안 될 것 같고요. 북측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하나입니다.

◇ 정관용> 뭐요?

◆ 김진향> 상징적으로 6.15, 10.4 시대의 남북 당국관계, 정상적 관계, 평화적 관계였지 않습니까? 그 시절로 돌아가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간단치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북측의 위장평화공세라고 이야기해 버릴 수도 있고 남남갈등용이다, 대남공세용이다 이렇게 가버리면 한 발짝도 못 나갈 것이고. 대화를 통해서 그러면 좋다, 남북 당국관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해서 평화적 관계로 한번 가보자. 그러려면 북측도 우리가 요구하는 신뢰 구축을 해 내야 될 것이다라고 요구하면서 서로 서로 맞물려 간다라면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 정관용> 2008년 2월부터 2011년 7월 말까지 개성공단에 계셨잖아요.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바로 그때가 투자가 점점 줄어들던 시점이고. 지난주에도 말씀하셨지만 북한 측에서는 계속 왜 약속 안 지키느냐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 정부에서 하달된 지침은 ‘그냥 듣기만 해라’ 이거였다고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 김진향> 당시에 많은, 임금협상부터 해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부분의 협상들을 합니다. 북측에는 늘 저를 앞에 세워놓고 계속 요구를 하죠. 실무협상에 들어와야 된다, 이거 이렇게 둔다면 폐쇄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많은 말들을 합니다. 그러면 저도 거기에 대해서 정리를 해서 통일부에 보고를 하죠. 그러면 늘 저한테 그런 지침을. 그냥 의연하게 대처하고 듣기만 하라, 들은 내용들을 보고하라. 듣고 나면 뭔가 액션을 해 주어야 되거든요. 그런 액션은 별로 없었던.

◇ 정관용> 할 게 없었던 그런 시점이었죠.

◆ 김진향> 굉장히 곤궁한 상황.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김진향 소장만 곤궁했는지. 아니면 기업활동 하시는 분들도 2008년 2월 이전과 그 이후가 북한의 대접이나 어떤.

◆ 김진향> 매우 다릅니다.

◇ 정관용> 매우 달라요?

◆ 김진향> 매우 달랐죠.

◇ 정관용> 기업하시는 분들한테?

◆ 김진향>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매우 곤궁한 위기에 처해집니다. 예를 들어서, 이건 참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 북측이 2008년 이후가 되면 남측에서 파견 들어와 있는 관련된 직원들을 동등한 협상의 파트너로 잘 인정을 안 하려고 그럽니다. 내놓은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 정관용> 그렇게 되겠죠.

◆ 김진향> 예전에는 남측에서 자본이 들어가고 기술 SOC투자하고.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제가 관리위원회에서 나가고 북측 총국에서 나오면 협상을 했었어요. 많은 협상들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투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스톱상태가 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얘들한테, 별로 관리위원회 측에 기대할 게 없다 무시를 많이 하죠. 동등한 자격이 안 되죠. 그 당시에 사실은 굉장히 허수아비 같다라는 느낌을 가졌었어요. 자괴감이 있었는데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기업들이 내가 당당하면, 우리가 할 말이 많으면 북측의 부당한 조치와 관련해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겠죠. 아주 심각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뒷 베이스가... 어떤 식이냐면 기업인들이 이렇게 얘기했었어요, 저한테. 김 부장 선생. 우리가 무슨 낙동강 오리알 이냐? 우리는 정부 믿고 들어왔는데 새로운 정부 들어와서 이렇게 안 봐주니까. 북측 애들이 여러 가지 부당한 조치를 해도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이게 낙동강 오리알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실제로 부당한 조치들이 있었어요?

◆ 김진향> 있죠.

◇ 정관용>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 김진향> 제도적으로는 예를 들어서 임금 같은 경우에 말씀입니다. 임금 같은 경우에 성과급을 내려면 가급금이나 장려금이나 이런 제도가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하나의 울타리이지 않습니까? 성과급을 예를 들어서 우리 회사에서는 한 달에 성과를 150% 내면 5부를 더 준다. 이러면 서로 장치들을 해 놓을 수 있지 않습니까? 어떤 기업은 자기 기업에 따라서 10%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서 요구를 더 하죠. 그러면 우리도 10불 달라, 이런 것 관련해서 우리는 한 달 생산액이 저 기업하고 같지 않다. 우리는 100개를 만들어도, 200개를 만들어도 순수익은 이 정도밖에 안 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 이렇게 협상이 가능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이 잘 먹혀들지 않죠. 이 부분이 보호받지 못하는 국민, 보호받지 못하는 기업. 그런 설움들은 나중에 혹시 기업들을 만나게 되면 한번 물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물론 폭력적으로 과도하게 한 건 없습니다마는 늘 좀 ‘우리는 누가 챙겨주지? 누구한테 배려를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설움은 사실 있었죠. 그 모든 것들을 받아 안았던 게 사실은 관리위원회 직원들입니다. 관리위원회 직원들의 그 자괴감은 매우 컸었죠.

◇ 정관용> 기업 입장에서도 아, 우리 공장 이제 앞으로 더 증축할 거야. 사람들 더 뽑을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막 당당하게 나갈 때하고 아무 말도 못하는 것 아닙니까? 공장을 더 짓고 싶다는 말도 못하고. (웃음)

◆ 김진향> 당시에 기업들은, 사실은 그 상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 중에는 정말 수익을 많이 창출했던 기업들이 있습니다. 돈이 눈에 보인다고 이야기 했었어요, 저한테. 김 부장, 개성공단에서 이 정도 하면 우리는 많이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런데 돈을 벌면 벌수록 추가 투자를 하고 싶지 않습니까? 추가 투자가 안 됐죠. 할 수가 없었죠. 이런 부분들 전체가 아이러니 즉, 모순이었죠. 그래서 기업들은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돈이 눈에 보이는데 못 벌게 하니까. 이런 부분들이 좀 아쉬웠죠.

◇ 정관용> 아쉬울 뿐만 아니라 바로 그런 걸 북한 쪽에서도 안다는 거 아니에요.

◆ 김진향> 너무 잘 알죠.

◇ 정관용> 그러니까 북한 쪽에서도 저 사람들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이니까 뭐 자기 마음대로 요구를 하더라, 이 말 아닙니까?

◆ 김진향> 맞습니다.

◇ 정관용> 신변안전 위협 이런 것까지는 없었죠?

◆ 김진향> 이건 말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일을 해 본 사람들. 개성공단에서 북측 사람들과 만나고 북측 관료들을 늘 만나는 사람들이 느낌과 여러 가지 판단 속에서 아, 신변안전이라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이야기구나 라고 다 이야기합니다. 남측에 와서 그것을 자기 마누라한테 설명을 못해요. 내 아내한테 아무리 이야기해도 내 아내가 늘 언론을 통해서 신변안전, 신변안전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런 줄 압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코웃음 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만약에 유사시가 되면 그들은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을 가장 먼저 소개 시킬 것이다, 이런 믿음이 있어요. 이 간극을 우리 국민들이 인식하고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요?

◇ 정관용> 그 믿음은 어떻게 갖게 됩니까?

◆ 김진향> 자기가 생활했던 3, 4년, 5년간의 어떤 과정 속에서 새롭게 알게 되는 북측의 상이 있습니다. 대화해 보고.

◇ 정관용> 거기도 하나의 공동체가 되니까?

◆ 김진향> 그렇죠. 이건 60년 분단체제가 그만큼 무섭습니다. 제가 늘 좌절한 게 이런 게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들을 남쪽 사회에 가서 내가 이거 설명할 수 있을까? 이거 설명 안 될 건데, 이런 자괴감이 있었거든요. 기업인들 대부분이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도무지 설명이 안 된다, 이거. 내가 내려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 인마 친북적이야. 이런 말을 막 듣는대요. 사실은 이게 저는 참 슬픈 분단체제다,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신변안전 위협 이런 분위기가 아니고. 다만 사업의 주도권 속에서 기싸움에서는 우리가 상당히 주도권을 쥐다가 밀려 있는.

◆ 김진향> 2008년 이후에 사실상 그랬죠.

◇ 정관용>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몇 년을 가다가 그 다음에 밀려 있는 몇 년이 흘러온 그런 상황. 그런 정도로 우리가 이해를 해야 되겠군요.

◆ 김진향> 예를 들어서 북측 근로자들은 남측 근로자들을 보고, 주재원들을 보고 많이 배웁니다. 문화도 배우고 하죠. 그런 걸 많이 가르쳐줬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더 이상 해줄 게 없잖아요. 이런 관계들도 참 슬픈 게 있었죠.

◇ 정관용> 연평도 포격, 이런 것이 있었던 날. 그런 날도 개성공단 분위기는 전혀 달라짐이 없습니까?

◆ 김진향> 북측 근로자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그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매우 신중하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합니다.

◇ 정관용> (웃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 김진향> 너무 걱정하지 마라, 잘 풀릴 것 같다. 우리도 걱정이 된다. 관료들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늘 합니다. 이게 상상이 잘 안 되시죠?

◇ 정관용> 잘 안 가요, 상상이. 그러다가 또 갑자기 선 끊어버리고 사람들 나가라고 하고 말이죠.

◆ 김진향> 그런 안에서의 과정들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컨센서스가 있습니다. 말은 이렇게 험악하게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들은 안에 있는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게 있습니다.

◇ 정관용> 결국은 그러니까 그 내부에서는 서로 윈윈이 된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요?

◆ 김진향> 완벽하게 그걸 믿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진향> 내가 하니까. 북측 사람들이 이렇게 소통이 잘 되고 다 이해되고 야, 이런 곳이 있어? 그런데 정치적으로는 매우 심각하잖아요. 이 괴리감은 기업들이 많이 좌절하는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 정관용> 서로 윈윈이 된다는 걸 몇 년 동안 눈으로 확인하면서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이 되었다. 그러나 2008년 이후의 분위기는 확실히 조금 변화했다. 또 그러다가 여러 가지 정치적 우여곡절 끝에 이런 사태가 왔다. 앞으로 풀게 되면 중장기적인 발전까지도 포함된 어떤 해결. 이렇게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말이네요.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진향> 남과 북의 미래는, 대결 위주 관점에서 북쪽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라 어떻게든 평화운동으로 갈 때 미래가 있다라고 다들 확신하는 거죠. 안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그런 것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123개가 있는데. 애초 계획대로라면 2010년에 이미 450개 기업이 되었어야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진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거에 대한 우리의 생각 어떻게 정리해 가야 할지. 우리가 카드를 준비해야 북한 쪽에 또 카드를 요구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 김진향> (웃음)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지 않으면 정상화, 오래 걸릴 것 같네요.

◆ 김진향> 간단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쉽게 쉽게, 쉬운 것부터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내일부터 있을 협상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갈지를 미리 한번 내다봤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해 보고요. 2주 동안 너무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진향 소장 고맙습니다.

◆ 김진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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