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믿고 기다렸지만 돌아오는건 우리 손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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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 전자 업체들의 설비와 시설, 보상 받는다고 당장 마련할 수도 없어
- 중단된 3개월간 얼마나 망가져 있을지.. 당장 지게차 배터리부터 방전됐을 것
- 70 평생 긍정적으로 살았는데 남은 생을 반골로 살아야 하나

한재권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3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창신금속 박창수 회장


◇ 정관용> 오늘 개성공단 기업인들 가운데 기계 또 전자사업하시는 이런 분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설비들을 국내나 다른 나라로 옮겨와야 되겠다. 그러니까 양쪽 정부가 협조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할지 말지 어서 결정을 해 달라라고 하는 주문이에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이제 장비 빼서 살 길을 마련해야 되겠다라는 얘기인데. 창신금속 박창수 회장을 전화해 모시겠습니다. 박 회장님 안녕하세요?

◆ 박창수> 안녕하세요.

◇ 정관용> 안녕치 못하시죠? 사실.

◆ 박창수> (웃음) 네.

◇ 정관용> 창신금속은 어떤 회사입니까?

◆ 박창수> 저희는 스테인리스 양식기 그 중에서 특히 뷔페용기를 만들어서 수출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3개월째 가동이 중단되고 있죠?

◆ 박창수> 네.

◇ 정관용> 그러면 뭐 혹시 외국에서 주문 들어온 물량들 다 지금 공급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 박창수> 그걸 하려고 지금 죽을힘을 다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게 기업의 최우선이니까요.

◇ 정관용> 개성공단 거기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데 어디서 그럼 하시는 거예요?

◆ 박창수> 저희는 이제 이쪽에 생산라인이 있었거든요. 있고 개성에서 제2공장이 있었고. 해서 지금 여기에서, 그쪽에서 하던 부분까지 하려니까 어려움을 겪고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개성공단의 기계 또 전자사업 쪽 하시는 분들이 모두 몇 개 업체입니까?

◆ 박창수> 저희가 46개 업체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 정관용> 46개 업체.

◆ 박창수> 네.

◇ 정관용> 그런데 다른 업체와 달리 특히 기계사업이나 전자부품사업 이런 것 하시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목소리를 내시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죠?

◆ 박창수> 저희 기계전자 소재산업은 장치산업이지 않습니까? 결국은 제품이 설비와 금형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설비와 금형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이 빨리 결정돼야만 그것을 다시 만들든지 아니면 어떤 다른 조치를 해야만 생산을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더 다급한 거죠, 다른 데보다도.

◇ 정관용> 또 장마철, 비가 오고 이러면 그런 설비나 이런 기계들이 더 손상될 위험이 큰 업종입니까?

◆ 박창수> 그렇습니다. 쉽게 예를 하나 들어 말씀드리면 저희가 지금 준비를 하려고 하는 것이. 만약 내일이라도 열려서 간다고 하면 당장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지게차입니다.

◇ 정관용> 지게차.

◆ 박창수> 네. 중장비이기 때문에 지게차 없이는 못 움직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3개월째 지금, 거의 다 배터리로 가는데. 이렇게 3개월 놔뒀으면 다 방전돼서 못쓰게 됐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당장 가서 뭘 하려고 하면 배터리를 교체할 걸 한 700여만 원 주고 사서 올라가야만 당장 뭔가 할 수 있는 그런 정도죠. 그러니까 다른 거야 오죽하겠습니까? 지금.

◇ 정관용> 그래서 지금 46개 업체 분들이 뜻을 모으신 게. 지금 개성공단의 공장 안에 있는 기계나 설비 이런 걸 다 이제 그냥 가지고 와야 되겠다, 이 말씀이십니까?

◆ 박창수> 좀 설명을 드릴 필요가 있는데요. 왜 보상해서 돈 받아가지고 사면 되지 왜 그걸 가져오겠다고 그러느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지금 나름대로 공장들이 다 전문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문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그러려고 보면 설비가 다 전문화된 기계입니다. 전용설비죠. 그래서 돈 들고 시장에 나간다고 해서 기계를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정관용> 맞춤형으로 만들어야 되는 거죠?

◆ 박창수> 네. 그래서 저희가 그 설비를 가지고 와야만 되는 것이 그렇게 맞춤형 하다 보니까 시간이 걸리죠. 또 그런 것만큼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설비를 가져오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말씀드리는 거죠. 오죽하면 그렇겠습니까?

◇ 정관용> 맞춤형으로 만들게 되면 시간도 걸리고 돈도 상당히 비싸겠군요, 사실.

◆ 박창수> 그렇죠. 범용설비야 가격이 나와 있는 거지만 이건 전용설비는 하나 만들면 그만큼 더 비싸겠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건 어떻게 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이 전용설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금형이죠, 금형. 금형이 업체 중에 수백 개에서 수십 개가 지금 거기 개성에 있는데. 비싸고 큰 금형일수록 원청업체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원청에서 금형을 주거나 아니면 금형비를 주어서. 만들어서 납품을 하고 하는데 그 금형이 지금 가지고 올 수 없다고 그러면 여기에서 만들어야 되고. 이미 많이 만들고 있죠, 여기에서. 급한 것부터 다시 만들어서 만들고 있는데 그렇게 못 갖고 온다고 하면 원청업체에 배상을 해 주든가, 금형을 만들어 주든가 해야 되는 이런 각박한 시기가 자꾸 다가오고 있는 거죠. 원청은 원청 쪽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금형을 돌려줄 것이냐 아니면 배상을 할 것이냐 하는 압박을 받고 있고요. 또 그게 있어야 생산에 대해서 납품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는 지금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아니면 기업을 포기해야 되는 것이고요.

◇ 정관용> 지금 3개월째 한 번도 기계도 들여다보지 못하신 상태잖아요.

◆ 박창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가시면 그거 만약 들고 온다손 치더라도 제대로 쓸 수는 있을까요?

◆ 박창수> 아시다시피 요즘 아날로그가 있습니까? 암만 작은 설비라도 다 디지털이고 전자로 제어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이 지금 3개월째 그냥 방치되어 있으니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있겠죠.

◇ 정관용> 들여다봐야 아는 거죠.

◆ 박창수> 다시 이제 가동을 한다고 해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될 겁니다. 또 여기에서 전문 기술자가 올라가서 점검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생길 것이고요.

◇ 정관용> 그나저나, 얼마 전에 일단 장비를 유지보수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인력이라도 좀 가봐야 되겠다라고 했는데 지금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 박창수> 네. 그게 저희가 참 너무 우리 기업을 생각해 주지 않는 양쪽이 다 원망스러운 거죠. 저희가 최소한의 공장을 앞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가서 장비를 우리가 충분히 계획해서 철수를 했으면 저희가 조치를 하고 나왔겠죠.

◇ 정관용> 그렇죠.

◆ 박창수> 중요한 건 떼어놓는다든지 방수를 해 놓는다든지 했을 텐데.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아무 조치를 못하고 나왔으니까 눈에는 선하죠. 어느 기계가 지금 어떻게 됐을 것 같고 하는 건 선하니까 속이 타고 안타까운 거죠. 그게 날이 가면서 잘못돼 갈 것을 상상하니까 말이죠.

◇ 정관용> 나오시면서도 금방 돌아갈 수 있겠지, 이렇게 나오신 거 아니에요? 사실?

◆ 박창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까지 오래 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지게차 배터리 같은 것도 그게 선 연결된 것만 빼놔도 되는데. 그런 것도 안 해놓고 그냥 오신 거잖아요.

◆ 박창수> 그렇죠. 지금 마지막 짐 실어 보내느라고 쓰고서 그냥 두고 나온 거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뭐 유지보수 위한 최소한의 인력 가자는 것도 허가가 되지 않았는데. 이 설비 빼내오려면 상당한 인력이 가야 되는데 이게 또 허락이 안 될 것 같거든요. 어떻게 하죠?

◆ 박창수> 저희가 바라는 것은 최종 정상화죠.

◇ 정관용> 그렇죠.

◆ 박창수> 정상화를 저희가 바라는 것이고 최악에 안 된다고 하면 빨리 폐쇄를 할 것인지.

◇ 정관용> 결론을 내려달라?

◆ 박창수> 내려줘야 저희도 여기에서 기계를 발주하든지 사업을 더 하려면 기계를 발주하든지 금형을 발주하든지 하겠는데. 이게 벌써 하루하루 기다린 게 3개월이 지나서 더 이렇게 가야 된다고 하면 저희는 지금 어쩔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에도 또 그럼 허가가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죠? 정말 이게 속수무책이네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 박창수> 글쎄, 그래서 지금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라고들 합니다.

◇ 정관용> (웃음)

◆ 박창수> 이게 정말 불이 나죠. 참 저도 내일모레 나이가 70입니다만. 평생을 긍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살아왔는데 나머지 인생을 반골로 살아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억울함을 당하는데 일반 서민이나 우리 농어민들이 그렇게 길에 나와서 아우성치던 걸 이해할 만합니다. 기업인 체면이 여지껏 이렇게 어려운 것을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결국 돌아오는 건 저희들 손해밖에 없군요.

◇ 정관용> 또 피해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 이런 요구도 하셨죠?

◆ 박창수> 네. 현재 저희가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은 없습니다. 보험 외에는, 보험은 투자보험이죠. 투자된 금액에 대한 보험이니까. 지금 피해라는 것이 유형의 피해만이 아니잖아요. 지금 무형의, 우리 지금 개성에서 100원이면 만들 수 있는 걸 여기 와서 4, 500원 주고 만들어서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그런 손실을 보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나중에 보상을 받겠습니까? 그나마도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그런 보상해 줄 길이 다소라도 생기겠죠. 그러나 현재는 저희가 보상을 받을 길이 없습니다.

◇ 정관용>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 박창수> 네.

◇ 정관용> 지금으로써는 아마 대출을 해 주는 저리대출 이것밖에 없을 텐데. 그게 아니라 대출은 어차피 빚이니까.

◆ 박창수> 그렇죠. 안 져도 될 빚을 저희가 지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그게 다 정부의 지원으로 알고 보상으로 알고 있는데. 그냥 대출 알선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하루빨리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는 걸 사실 우리 모두가 바라고 있는데요.

◆ 박창수>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정관용> 네, 하세요.

◆ 박창수> 우리 개성공단이 이제는 좀 언론이나 여러 국민들이 알아주셔야 될 것이. 우리 123개 기업의 손실을 떠나서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 경협의 큰일을 하는 곳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창수> 그래서 빨리 정상화 되어야 하는 부분을, 그럼으로써 우리 기업도 들어가서 또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 부분을 많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박창수> 감사합니다.

◇ 정관용> 창신금속 박창수 회장의 정말 안타까운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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