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에서는 언제 일하나? 경제장관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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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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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한 경제 부처 장관들이 공개된 일정의 86%를 서울 등 세종시 이외의 공간에서 수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정책의 지휘부를 구성하는 경제장관들이 업무 시간 대부분을 집무실 밖에서 보낸다는 의미여서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등 세종시로 옮긴 경제 부처의 장관 5명이 취임 후 수행한 공개 일정은 164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23건(14%)만 세종시에서 이뤄졌다.

나머지 일정 141건은 세종시 이외의 지역에서 진행됐다는 의미다. 빈도로 따지자면 10건 중 8.6건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10건으로 67%를 차지했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세종시 이전 뒤에도 일정 3건 중 2건은 서울에서 소화한다는 의미다.

기타 지역의 일정은 총 31건(19%)이었다.

세종시에서 이뤄진 장관 일정을 보면 지난달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화상 국무회의가 눈에 띄는 정도다.

장관 취임식이나 현판식, 출입기자 간담회 등을 빼면 부처별 간부회의 정도가 세종시에서 이뤄지는 장관 일정이다.

경제 장관들의 중요한 일정은 사실상 모두 서울에서 이뤄진다.

화요일에 열리는 국무회의는 주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진행된다. 수요일 경제장관회의, 목요일 대외경제장관회의, 금요일 국가정책조정회의도 정부 서울청사나 취급 안건과 관련된 서울의 기관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5월1일 무역투자진흥회의, 4·1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경제정책 발표 행사도 서울에서 열렸다.

장관들이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한 업계 간담회도 대개 서울에서 진행됐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추경 예산안 때문에 국회 일정이 많아 장관들 대다수가 아예 서울에서 상주하다시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 부처의 사령탑 격인 현오석 부총리는 취임 이후 약 50일간 공개 일정 48개 중 세종시에서 진행한 일정이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 1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일정 가운데 42건(88%)은 서울에서 수행했다.

국토부 장관은 취임 이후 공개 일정 25건 중 13건(52%), 농림부 장관은 53건 중 31건(58%), 해수부 장관은 25건 중 16건(64%), 공정위원장은 13건 중 8건(62%)의 일정을 서울에서 소화했다.

각 부처는 장관 일정을 하루 전 오후 늦게 언론에 공개한다. 국회 등 특수한 사정으로 일정이 취소되는 사례는 있으나 통상 예고된 일정을 수행한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현장 대부분과 국회, 청와대가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경제 장관들만 세종시로 내려오다 보니 결국 장관들이 서울과 세종시에 두집살림을 차려놓고 길바닥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부처 이전 과도기의 행정 비효율은 처음부터 예상됐던 문제들"이라며 "영상회의 활성화 등 하드웨어적 개혁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결정 권한을 분권화하는 국정운영의 시스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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