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 브랜드 가구가 짝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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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브랜드 가구점서 사제품 속여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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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과 결혼시즌을 맞아 가구 장만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일부 브랜드 가구 대리점들이 제조사를 속인 채 사제품을 끼워 팔고 있어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 유명가구 브랜드인 A사 대리점에서 500만 원어치가 넘는 가구세트를 구입한 김모(53) 주부는 얼마 전 화장대 서랍이 삐걱거려 본사에 수선을 요청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AS팀 직원이 김 씨에게 해당 제품의 모델명을 물었는데, 김 씨는 함께 구입한 장롱이나 침대와 달리 화장대에서는 모델명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 봤더니 이 화장대는 A사 제품이 아닌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뒤늦게 가구매장에서 자신 몰래 사제품을 끼워 판 사실을 확인한 김 씨는 대리점에 직접 무상수리를 요구했지만 부품이 없이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AS를 거절당한데 화가 난 김 씨는 "반품을 요구했지만, 해당 대리점은 수개월 넘게 사용한 가구는 환불할 수 없다는 뻔뻔한 답변만 내놔 어이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정모(31) 씨의 피해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의 유명 가구거리에 있는 B브랜드 매장에서 가구세트를 계약했다가 뒤늦게 사제품이 섞여 있는 것을 알고 구매를 취소했지만, 일방적인 계약해지라는 이유로 선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금액대와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명 브랜드 상호를 내걸고 있는 일부 가구매장들은 이처럼 사제품을 공공연히 섞어 팔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특정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가구 대리점이라도 한 회사 제품만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우월적 지위 남용'' 이라는 이유로 혼합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제품 판매 과정에서 매장 측의 설명이 없는 한 소비자들이 제조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아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교환과 환불·수리 과정에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 버젓이 발생하고 있지만, 가구업체들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대리점들을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부산YMCA 황재문 간사는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혼합판매 행위는 브랜드 도용으로 볼 수 있지만, 사제품을 파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소비자가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 스스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가구 구입 때 브랜드를 맹신하거나 저렴한 가격에만 집중하지 말고 모델명을 꼼꼼히 따져 사제품 판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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