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 "제가 30년 정치부 기자, 정치 담당 논설위원·논설실장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게 뭐냐하면 국가 요직에 대한 인선 때마다 엄청난 오보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언론의 신뢰가 상실되는 것을 통감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이 인사에 있어서 ''철통 보안''을 강조하는 만큼 인수위에서 논의한 결과들이 미리 언론에 새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특종은 없다''는 윤 대변인의 발언은 언론의 취재활동 자체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는 발언이다. 특히, 대언론 관계를 총괄하는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내가 불러주는 것만 받아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물론, 하마평에 불과한 인선내용이나 설익은 정책들이 언론을 통해 나갈 경우 인선 대상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정책결정 과정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언론을 통해 미리 인선내용이 보도될 경우 극소수의 인사권자만 아는 인사 대상자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면서 부적격자들에 대한 사전 검증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을 ''반(反)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며 갈등과 분열을 부채질하고 그 이후에도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윤 대변인 스스로도 미리 인선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면 대변인으로 임명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번 결정되면 번복하기 힘든 정책결정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사전에 국민 여론을 점검해 보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미리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 당선인은 특히, 후보시절 투명한 정부를 모토로한 ''정부3.0''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의사결정 과정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인수위 구성 발표때부터 인선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 제대로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언론이 알아서 쓰라''는 이같은 태도가 박 당선인의 의중인지, 아니면 윤 대변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조차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끊임없이 다른 언론과 경쟁하며 특종발굴에 노력한다. 언론의 특종경쟁이 없었다면 수많은 권력비리들이 그대로 묻히거나 왜곡,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30년 기자생활''을 훈장처럼 말하는 윤 대변인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