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제주올레 1코스에서 여성 관광객 살해사건이 발생했다. 4개월 뒤 피고인 강 모(45)씨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올레 1코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코스 시작점(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부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안 모(65)할머니는 "주중엔 거의 안보이고 주말에만 몇 명씩 올레꾼들이 보여. 예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정도로 준 것 같다"며 한숨을 지었다.
코스내에 있는 종달초등학교 부근도 한적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타고 노는 아이들의 소리를 빼곤 바람소리가 전부다.
가게 주인 김 모(65)할머니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목마르고 지친 올레꾼들이 물과 초콜릿을 사갔지만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촌에서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 무서워. 제주도는 본래 대문없이도 살았는데...돈을 번다기 보단 사람 구경하는 것이 무척 좋았어. 스님도 보고 수녀님도 보고, 학생들과도 인사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지"
코스따라 지어진 게스트 하우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 방에 놓인 이층침대는 시트도 끼워지지 않은 채 기약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한 게스트 하우스 주인은 "문을 연지 며칠도 되지 않아 살해사건이 발생했다"며 "하루에 10명 정도 찾던 손님이 사건후에는 1명도 오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지금은 관광객을 유명 올레코스까지 차로 데려다 주는 것이 유일한 돈벌이"라고 말하는 그다.
혼자 올레길을 걷는 여성에겐 걱정의 인사가 건네진다.
아름다운 억새를 사진에 담으려던 기자에게 화물차를 타고 가던 중년부부는 대뜸 "젊은 아가씨가 여길 왜 혼자 왔어? 날 어두워지기전에 빨리 가요"라고 말해준다.
여성 올레객에게는 제주 여행지킴이 단말기기 대여되고 있고 제주올레 1코스에서 21코스까지는 모두 올레지킴이가 배치됐다.
올레 순찰대도 구성됐다. 성산 파출소 홍용석 경사는 "올레 1코스의 경우 매일 차량을 통한 순찰이 이뤄지고 주말에는 지방청 인력을 지원받아 모든 코스에서 순찰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제주올레 1코스의 올레객 수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레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사람이 북적이는 올레 코스로 돌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