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장은 김 검사의 구속 직후 서면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한 총장은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도 점검하여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 체제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국민들로부터 주어진 소임을 다했는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였는지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하여 겸허한 자세로 전향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총장의 사과는 진정어린 사과라기 보다는 공허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한 총장은 지난해 8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3대 전쟁''을 선포했다.
한 총장은 취임사에서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땅에 3대 전쟁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부정부패와의 전쟁이고, 둘째는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이며, 마지막으로는 우리 내부의 적과의 전쟁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총장이 취임한 뒤 3개월여만인 지난해 11월에는 ''밴츠 여검사''사건이 터졌고 이번에는 검찰 사정의 중추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김광준 검사'' 사건이 터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내부의 적''과의 전쟁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의 기강이 해이해진 근본이유는 무엇일까? 검찰개혁을 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다. 정답은 한 총장이 이미 취임사에서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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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장은 3대 전쟁의 마지막으로 ''우리내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며 검찰 내부의 가장 큰 적으로 ''오만''을 들었다. 한 총장은 "오만한 자세는 무능과 두려움의 외적 표현일 뿐이다. 유능하고 속이 꽉 찬 사람은 오만하지 않으며, 진실을 아는 사람은 거만을 떨 필요가 없다."면서 "검찰이 사정기관의 역할을 넘어서 국가의 모든 일을 해야 한다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만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한상대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은 국민보다는 청와대를 비호하고 감싸는데 앞장섰을 뿐 국민을 위한 검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을 무시하고 ''오만''한 검찰의 모습을 보인 대표적인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사건''이다.
검찰의 이러한 ''오만''한 태도는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을 수사한 이광범 특별검사에 의해 철저히 까발려 졌다.
그러나 검찰은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을 뿐아니라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의 이런 모습은 ''오만'' 정도가 아니라 ''국민무시''에 다름없는 처사이다.
검찰이 오만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본인 스스로 전국의 검찰가족들에게 당부를 하고서 정작 검찰총장은 국민을 무시하고 ''오만''하게 처신해 온 것이다. 검찰의 오만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서 구체적으로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한상대 검찰총장 취임이후 검찰의 모습은 ''국민의 신뢰''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청와대나 권력 눈치보기''에 연연해 왔음을 검찰내부에서도 인정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상대 검찰총장이 해야할 행동은 단순히 ''대국민 사과문''을 기자들의 이메일로 보내는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라 더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준 검사 사건은 단순히 한 구성원의 비리 차원이 아니라 검찰이 얼마나 ''오만''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인 만큼 수뇌부가 ''특임검사''에 모든 걸 맡기고 뒤로 빠질 것이 아니라 결연한 태도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검찰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과 차장검사를 역임한 김광준 검사 사건은 단순히 개인비리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라며 "사과문으로 대충 너머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내부통신망에도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글이 올랐다. 익명게시판에 올린 글에는 "일반인보다 못한 도덕성을 가진 것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검찰이 일반 국민의 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의 품격을 상실했다. 검찰 지휘부는 부장검사 이상 모든 간부들을 포함하는데, 이 정도 사안이라면 부장 이상 검사들이 스스로 법무부에 일괄해 사의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검찰내부에서는 특히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만으로도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안인데도 아무런 반성이나 조치가 없다가 김 검사 비리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다고 국민들 감동을 하겠느냐"며 "검찰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수뇌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