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로 5년 내내 끌려다닐 바엔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낫다"
''정당후보론''과 ''무소속대통령론''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0일 쏟아낸 발언들이다.
대선후보 등록일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1달 보름. 단일화를 한다면 향후 한 달 가량이 저울추의 향배를 결정짓는 만큼 두 후보의 발언이 수위를 높여가는 형국이다.
10여일 만에 호남을 다시 방문한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지역 당원 결의대회에서 "단일화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낙관은 금물이다. 그저 단일화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민주당으로의 단일화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 정치변화와 시대변화는 정당 기반 없이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만이 반(反)민주인 새누리당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민주정부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정당 없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고 정당 없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무소속''인 안철수 후보에 비해 단일화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시켜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어 "앞으로 네거티브 공세가 거셀 것이다. 청와대 있을 때나 이명박 정부 아래서나 저는 털어도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다"고 말해 각종 네거티브 검증 공세에 시달렸던 안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도 작심한 듯 ''무소속불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상태에서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또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이 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끌려다니고 시끄러울 것 같다"고 여야를 한꺼번에 겨냥했다.
그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돼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나가면서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보낸 그는 "대립의 정치 하에는 국회의원 100명이 있어도 자기 일 하기 힘들다"며 "무소속 대통령이 존재한다면 국회에 협조를 요청해서 협조를 많이 받으면 될 것이다. 그래서 사회 문제를 더 많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이런 발언은 ''무소속 대통령도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전날 발언에 대한 보충설명인 동시에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무소속 불가론에 대한 반론 성격도 짙다.
특히 설익은 단일화 논의가 무소속 주자로서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국민들에게 정당하게 평가받는데 방해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단일화 논의 시기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다음 달 초 공약집을 낼 예정인 안철수 후보측은 정치쇄신이 먼저라며 당분간 독자적인 지지세 확산에 전념할 방침이고, 문재인 후보측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