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주재 美 대사, 피습으로 사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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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한 미국 외교관 4명이 리비아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12일(한국시각)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전날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폭도들의 공격을 받고 안전한 장소로 피신하기 위해 자동차로 이동하던 중 RPG-7으로 추정되는 로켓발사기 공격을 받고 숨졌다.

스티븐스 대사는 트리폴리 미 대사관에 머물다가 벵가지 상황이 악화되자 직원들의 대피를 지원하기 위해 벵가지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스티븐스 대사와 함께 외신정보관리담당관인 션 스미스 등 4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미 국방부는 리비아 트리폴리 미 대사관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스페인 남부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를 급파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리비아 무장세력들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를 바보, 바람둥이로 표현하는 등 모욕했다며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에 총기를 발사하며 난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외교관 1명이 숨지기도 했다.

당시 리비아 보안경찰이 있었지만 숫적 열세에 밀려 철수했다. 이와 관련해 리비아 정부는 미국 영사관에 대한 공격은 "겁쟁이 짓"이라고 비난했으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축출 과정에서 풀린 다량의 무기를 회수하지 못하면서 무장세력을 진압하지 못했다.

인근 이집트 카이로의 미국 대사관에도 이집트인들이 난입해 성조기를 불태우고 공관에 불을 질렀다. 미국 외교관들은 미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9.11테러 11주년을 맞아 이집트와 리비아 공관이 잇따라 공격을 받음에 따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테러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스티븐스 대사 사망과 관련해 이날 성명을 내고 "벵가지 영사관에 대한 난폭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리비아 공관 인원의 안전을 위해 모든 지원을 할 것과 전세계 미국 공관의 안전을 강화할 것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다른 사람의 종교적 신념을 훼손하는 어떠한 노력도 거부한다"며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폭력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은 악의에 찬 폭력적 공격을 규탄한다"며 "숨진 외교관들의 가족들에게 사망소식을 통보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외교관이 해외에서 공무중 공격을 받고 숨진 것은 지난 1979년 아프가니스탄 이후 33년만이다.

중동,북아프리카에서 외교공관이 잇따라 침탈당하고 고위급 외교관까지 살해당하면서 미국의 중동,북아프리카 정책이 변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두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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