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은 문흥수 변호사(55. 사법연수원 11기)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원장이 1년에 한차례씩 주관적, 추상적, 밀행적으로 시행하는 근무평정은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비밀스런 평정 결과를 근거로 해 서기호 판사를 탈락시킨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처리율과 종국률 등 객관적 지표를 근거로 한 법관평가가 아니라 법원장 개인의 주관적 평가가 반영된 이번 사태는 법관의 소신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게 문 변호사 주장의 요지다.
문 변호사는 지난 2002년 "발탁 승진을 골자로 한 현행 법관 인사제도는 사법부 독립을 가로막는 위헌적 제도"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문 변호사는 "몇년 전 촛불시위 재판과 관련해 신영철 대법관이 재판에 간섭했다는 것도 결국 주관적인 근무평정제도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이라며 "근무평정을 법원장이 주관적으로 하게 되면 법관들은 결국 재판 간섭에 추종할 그 위험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이어 "법관이 재판에 전념하고 전력투구할 때 신뢰받는 법원이 될 수 있다"며 "근무평정에 신경을 쓰고 눈치를 보게 되는 구조가 정착되면 사법부 독립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의적 평가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근무평정 항목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문 변호사는 "평정 항목이 5개 정도로 청렴성, 성실성, 근면성 등은 법원장이 자의적으로 평가할 소지가 농후하다"며 "법관들을 순치시키고 수뇌부 의중에 따라오도록 만들기 편리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탈락한 서기호 판사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탈락의 큰 이유는 근무성적이 아니라 대통령 비하 표현을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서 판사는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최근 SNS 활동 등을 하는 과정에서 소위 대법원에 찍혔을 수 있다"며 "양승태 대법원장의 의중이 가장 크게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판사는 법관 재임용 절차 등과 관련해 헌법소원 등 법적절차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