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9일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태 정치, 과거 잘못된 정치관행과 단절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이런 일로 인해 발목이 잡혀 쇄신을 멈추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사건을 한점 의혹없이 확실히 털고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인 동시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보다 강력한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당장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돈봉투를 돌린 당사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을 향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며 사실상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장과 함께 당시 캠프에서 참여했던 현역 국회의원 상당수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조전혁 의원 등이 의혹제기한 2010년 전당대회 돈살포 등 당내 선거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면 친이계로 직격탄이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전당대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치러진 각종 당내 선거를 독식하다시피 한 친이계가 그동안의 ''돈선거''를 주도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비대위원의 자질론을 거론하며 비대위 활동에 반발했던 친이계는 돈봉투 사건 이후로 입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친이계의 반발로 속도조절에 나섰던 비대위는 이번 사건을 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더욱 강력한 쇄신드라이브를 걸며 속도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는 이날 19대 총선 공천에서 ''80% 경선, 20% 전략공천''이라는 기본 원칙을 정했다. 전략공천 비율이 적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체 지역구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현역 지역구 의원 50명 정도가 전략공천으로 물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공천 지역은 강남권과 영남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소한 물갈이 공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이계가 크게 반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역 비례대표도 한나라당 우세지역에서는 공천을 주지 않기로 결정해 비례대표 가운데 상당수는 물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비례대표 가운데 절대다수는 친이계다.
정책쇄신 부문에 있어서도 현 정부의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자연스럽게 MB와의 결별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