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 개설한 교양과목 ''아프리카의 이해''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종강 무렵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성금을 자발적으로 모으로 한 것.
이 교과목 수강생들은 지난달 24일 강의가 끝난 뒤 흰색 돼지저금통을 돌려 성금을 모았다. 12월 1일 강의 뒤에 성금을 낸 학생도 있다. 6일 수강생 4명이 모여 돼지저금통을 열었다.
모인 돈은 1천 원짜리 지폐부터 10원짜리 동전까지 모두 9만40원. 이 외 홍콩달러 20달러 지폐도 한 장 섞여 있었다. 학생들은 7일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에 이 돈을 전달했다. 후원자 이름은 ''아프리카의 이해'' 수강생 일동으로 정했다.
학생들이 성금을 모은 결정적 계기는 강의 시간에 본 영상물이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고 영양실조로 뼈만 앙상한 모습을 보고 모두 가슴이 아팠다. 특히 오염된 물 4ℓ를 정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2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마음이 움직였다.
강의를 맡고 있는 최진숙 교수와 학생들이 ''오염된 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누구랄 것도 없이 아프리카를 돕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학생들이 바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평소 돕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었던 학생들에게 선뜻 아프리카 후원금을 내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셈이다.
서민우 씨(24․경영학과 4학년)는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값이면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성금을 냈다. 돼지저금통을 열어 모인 돈을 셀 때는 이런 생각으로 마음이 참 뿌듯했다"고 말했다.
최진숙 교수는 "학생들이 취업 준비 등으로 남을 돌볼 여유가 없을 텐데도 이런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었구나 싶어 정말 고맙고, 한 학기 동안 강의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총학생회나 동아리 행사를 통해 후원금을 내는 일은 있으나, 강의를 듣고 한마음으로 후원금을 모아 온 경우는 처음"이라며 "학생들의 후원금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식수 및 영양 지원에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