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도 11.7%를 올리기로 했고 서울시도 조만간 상수도 요금을 올릴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상수도 요금을 올리는 것은 악화된 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자원공사의 원수요금 인상 계획 때문이기도 하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최근 수자원공사가 5%의 원수요금 인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자원공사가 취수해 지자체에 공급하는 원수 요금은 1톤당 213원으로 그렇지 않아도 비싼 편인데 또 올린다고 하니 모두들 아우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의 상수요금 인상을 4대강 사업과 연관 짓는 시각이 존재한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공사에 8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예산으로 진행해야할 국책사업을 공기업인 수공이 대신하면서 2009년 2조 9천억원이던 부채가 2014년 15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대강 사업으로 대규모 적자상태인 수자원공사가 무리하게 요금 인상에 나섰다는 의혹을 낳고 있는 대목이다.
가스공사도 오는 9월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올해 들어서만도 1월과 5월에 각각 4.9%, 4.8%씩 이미 오른 상태다.
그런데 연이은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가스공사의 경영 적자를 매우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가스공사가 정부의 자원자주개발률 제고 압박 때문에 무리하게 해외 가스광구매입에 나선 끝에 경영상태가 부실해 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가스공사의 부채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가스공사는 원금은커녕 이자 갚는데도 허덕일 만큼 재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 탈출구를 가스요금 인상에서 찾고 있다는 관측이다.
상수도, 가스 외에 전기요금 역시 하반기 4.9%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해 앞으로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26일 공교롭게도 지식경제부는 전기요금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모양새를 구겼다.
그 만큼 다급했다는 얘기다.
그 동안 정부는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해왔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과도하게 싼 전기 공급은 결과적으로 전기 낭비를 부추길 수밖에 없어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에너지업계의 화두였다.
이를 외면하던 정부가 최근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지자 전기요금을 신호탄으로 공공요금의 연쇄적 인상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다른 물가 인상을 견인해 심리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작금의 전기요금 인상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공기업과 정부의 정책 실패가 공공요금 인상 요인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 동안 공공요금 인상 자제에 따른 경영손실과 유가 등 원자재 값의 급등으로 인한 서비스 가격 상승 압력도 주요하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기업의 경영 실패와 국가 정책의 난맥상이 전반적인 물가 인상의 기조 속에서 조용히 묻혀가는 건 아닌지 제대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