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진해일 등 대재앙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는 여전히 취약해 보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리원자력본부가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수명연장 논란이 일고 있는 고리1호기의 주요설비를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고리원전은 31일 고리1호기의 안전성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열고 10년 계속 운전에 들어간 고리 1호기의 내부를 공개했다.
일단 고리1호기 격납건물 옆에 위치한 터빈실 내부는 30년이 지났지만, 배관과 배수 시설을 모두 교체해 새것같이 깨끗한 상태였다.
터빈실 3층의 주제어실은 당직 근무자 3명이 가동상황을 감시하고 있고, 비상시 원자로의 온도를 안전하게 낮추는 제어장치와 고리1호기 33곳에서 방사능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사선 감시장치, 외부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될 경우 가동되는 비상발전기 제어기 등을 갖추고 있었다.
주제어실에 근무하는 권양택 씨는 "고리1호기는 컴퓨터가 감시하고 있는데 계통상태는 정상이고 운전상태도 최상이며 지난 2004년 9월 이후 현재까지 고장으로 정지된 적이 없다"면서 "사람으로 비유하면 혈관계통과 장기를 모두 새것으로 바꾼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고리1호기의 내부 주요 설비는 최신 원전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고리 1호기가 지난 2005년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 평가가 진행될 당시 원자로시설의 물리적 상태나 방사선비상계획 등 54개 항목을 평가받았으며, 주요 기기에 대한 수명평가도 58개 항목을 점검했다며 현행 국제기준에 모두 만족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리1호기에는 7일간 연속운전을 할 수 있는 비상디젤발전기(출력 7천㎾) 2대를 갖추고 있고, 이 또한 가동을 할 수 없을 때 대체교류발전기가 가동된다.
고리원자력 제2발전소 손금수 소장은 "대체교류발전기(AAC-DG)가 가동되는데, 출력 5천500㎾의 대체교류발전기는 비상시 10분 이내에 고리원전 1~4호기에 8시간 연속으로 전력을 공급한다"면서 "때문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즉각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상발전전력시설도 수면에서 7~10m높이에 위치해 일본과 같은 지진 해일이 원전 시설을 덮치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어 대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고리 1.2호기를 폭풍, 해일 등에 대비한 해안옹벽도 수면에서 높이가 7.5m에 불과해 초대형 자연재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과부 점검이 끝나는 대로 방수, 방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리원전이 고리1호기를 전격 공개하면서까지 국내 원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나섰지만,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고리 1호기의 즉각 중단,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