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자신청 대행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점에서는 이권을 노린 브로커로 보이지만 상하이(上海) 당서기의 일정을 바꿔가면서 한국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성사시킨 사실로 볼 때 단순 브르커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추정된다.
덩씨는 2008년 11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상하이 방문당시 위정성(兪正聲) 상하이 당서기와의 면담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한국고위인사들과 중국 권력자들간의 면담을 수차례 성사시키는 등 상하이 총영사관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해온 정황이 속속드러나고 있다.
상하이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 출신 중국 정치인집단 상하이방(上海幇)의 근거지로 상하이 당서기는 중앙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중요 보직이기도 하다.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57) 부주석, 현 공식 국가 권력서열 2위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모두 상하이 당서기 출신이다.
이런 상하이 당서기의 일정을 바꿔가며 면담을 성사시킬 정도라면 단순 브로커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덩''을 둘러싸고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뻘이란 얘기와 중국 군 정보기관인 총참 (총참모본부)소속 요원이란 설도 제기되고 있다.
의문의 여인 ''덩''의 행방은 현재 묘연한 상태이다.
관심은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덩''을 상대로 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법기관과 중국 공안간의 공조수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국내에서 ''덩''의 간첩설까지 제기되는 마당에 중국 공안이 공조수사에 적극적일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또 국내 사법기관이 ''덩''의 위법혐의를 판단하겠지만 적용할 혐의도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덩''과 당시 영사들 간의 스캔들이 사생활 성격의 사안인데다 비자 신청대행기관 지정을 위한 로비 역시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