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열풍, 北에도 불까

일부지역 집단시위·前보안서장 피살 등 이상 조짐

중동 지역에서 거세고 일고 있는 민주화 열기가 중국에까지 상륙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바람''이 ''철옹성'' 북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북한 일부지역에서의 주민 집단시위와 전직 보안서장 피살 등 각종 ''설(說)''까지 나돌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일부 언론은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코앞에 둔 지난 14일 평안북도 몇몇 지역에서 주민 수십명이 "불(전기)과 쌀을 달라"고 외치는 등 소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소동의 원인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 당국이 평양시 야경을 밝히기 위해 평북지역에 공급되던 전기를 끌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정주, 용천 등지에서 주민들이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고 국가안전보위부가 조사에 나섰지만 주모자 색출에 실패했다.

예전 같으면 보위부가 조사하면 이웃끼리 알아서 고발하곤 했지만 지금은 서로 감싸주는 분위기였다는 점이 주모자 색출 실패의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또한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함경북도 청진에서 전직 보안서장 피살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달 초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청진시 수남구역의 전 보안서장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여러 사람이 던진 돌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숨진 전 보안서장은 청진시 보안서 감찰과장과 수사과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주민 수십명을 적발해 교화소로 보내 원성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이 공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북한 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주민 단속에 나섰다는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휴대전화 대여를 중단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북한 주민들, 특히 대학생들이 3명 이상 모이는 것도 금지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보당국은 중동지역의 ''반정부 시위''가 당장 북한에 옮겨 붙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기폭제가 됐던 인터넷에 북한 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가 없는데다 북한에는 민주화와 정권 교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는 것을 큰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튀니지와 이집트와는 다르다는 리비아마저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점에서 북한만 예외로 둘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상황속에서 대학교수 등 지식인 출신 탈북자들이 지난 1년간 해온 이른바 ''스텔스 USB(컴퓨터 이동식 기억장치)''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NK 지식인연대 등은 지난 1년간 스텔스 전폭기처럼 북한의 세관을 무사 통과할 수 있도록 제작된 ''스텔스 USB'' 수백개를 북한에 꾸준히 들여보내 주민들 사이에 널리 유포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스텔스 USB''는 세관검색시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는 뜻인 ''0 byte''로 표시됐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콘텐츠가 활성화되도록 프로그램화한 것으로 탈북한 IT 전문가들이 지난해 2월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6일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탈북자단체 회원 300여명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전단 20만장을 날리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저장한 USB 200개 등을 풍선에 담아 북으로 날려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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