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을 막아라" 해운사들 비상

철조망에 물대포… 보안요원 승선 등 아덴만 통과 대책 골몰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 이후 소말리아 해적이 보복을 다짐하고 나서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체들은 해적으로부터 안전한 우회항로를 이용하거나 위험지역인 아덴만 통과시 철조망을 치는 등 안전운항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적에 가장 취약한 선박은 벌크선이다.

벌크선은 속도가 15노트 이하인데다, 건현(해수면에서 갑판까지 높이)이 8m가 못돼 해적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청해부대 최영함의 호송을 받으며 아덴만을 통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아덴만 통과 선박이나 케냐와 탄자니아로 입항하는 취약 선박에 대해서는 4인1조의 보안요원(전문군인)들을 선박에 탑승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해적들이 선박으로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설치하고, 비상시 소방호스 물대포 등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벌크선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최단거리 노선인 아덴만~수에즈 운하 노선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벌크선에 대해서는 선원대피처(Citadel, Safe Room)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으며, 위험 해역을 운항할 경우에는 (해적들이 침투하기 쉬운) 좌우현과 선미에 철조망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체로 속도가 20~25노트에 건현이 15m 이상인 컨테이너선은 아덴만~수에즈 운하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운항 속도가 빠르고 운항시 물살이 거세 해적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위험지역 진입시 선원들이 24시간 당직 경계를 서고 있으며, 위험지역 통과시 최대 속력을 내고 있다. 소화호수를 이용한 살수 및 해적 퇴치 훈련도 시행하고 있다.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해적들에게) 잡히면 (과거보다) 상당히 더 심한 위협이 될 수 있어, (안전운항 방안 마련에)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해적이 선박을 탈취하더라도 해적의 침입을 막아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선원대피처를 설치할 것을 해운업체에 주문했다.

우리나라 선박은 지난해 467차례 아덴만을 통과했고, 외국 선박에 우리나라 선원이 승선한 가운데 아덴만을 통과한 경우는 67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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