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의 조직적인 폭력으로 해경 4명이 쇠파이프 등에 맞아 다쳤고, 중국 어선이 뒤집히면서 선원 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특히 이 사건은 두 나라 정부간 외교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29일에도 제주시 차귀도 부근 해상에서 비슷한 사건으로 제주해경 소속 경찰관 6명이 다쳤다.
이처럼 중국어선들의 조직적인 폭력으로 경찰관들이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해경의 외국어선 단속 메뉴얼에 따르면 권총이나 소총, 실탄까지 소지할 수 있고, 위급할 땐 발사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외국 민간인을 총기로 제압할 경우 더 큰 외교마찰을 부를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이에 따라 해경은 지난 6일과 7일, 본청과 지방청, 각 경찰서별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37명으로 T/F팀을 구성한 제주해양경찰서는 중국 어선의 집단폭력에 맞서 최루액을 분사해야 한다며 도입을 요청했다.
제주해경 박우성 경비구난계장은 "고속단정에 설치된 물대포 형식의 노즐을 통해 바닷물과 섞어 최루액을 분사하는 방법을 강구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루액 도입은 지난 2008년 목포해경 박경조 경사가 중국 선원들의 폭력으로 숨진 뒤 적극 검토됐지만 유야무야 됐다.
이와 관련해 해경 본청 관계자는 "최루액을 분사하려면 보트크기의 단정에 물탱크를 설치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루액 분사와 함께 중국어선과 비슷한 높이의 신형 고속단정을 도입하는 방안이 본청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현재의 고속단정은 양쪽 가장자리가 낮아 비상 상황에서 중국어선에 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정이 장착돼야 할 중.대형 경비함정의 거치대 크기가 조정돼야 하고 크레인 등의 보완도 선행돼야 한다.
해경은 다음주 중으로 서.남해안에서 현장 점검을 벌인 뒤 다음달 안에는 마스터 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해 이번주 벌이려던 특별단속 일정이 기상불량으로 연기되고 정기 인사철까지 겹치면서 대응책 마련은 늦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