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갚지 못하고 채무조정에 나선 서민이 올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대출 연체율도 올해 2배 급등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 현상'에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채무조정 18만명 역대최다 전망
22일 신용회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인원은 17만9310명으로 집계됐다.
채무조정은 빚을 갚기 어려워진 대출자들을 위해 상환 기간 연장, 이자율 조정, 채무 감면 등을 해주는 제도다.
12월 신청 건수까지 더하면 작년 전체 채무조정 신청자(18만4867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1월까지 자영업자 채무조정 신청은 작년 같은 기간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개인 채무조정 신청은 지난해의 95.7% 수준이다.
법인 파산 건수는 이미 작년 전체 규모를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들어 11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1745건으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1657건) 건수를 넘어섰다.
개인 회생 신청 건수 역시 올해 11월까지 11만9508건으로, 역대 최다 기록인 작년 전체 건수(12만1017건)에 육박했다.
올해 서민대출 연체율 2배 올라
올해 취약차주들을 위한 정책금융상품 연체율은 치솟았다.
서민금융진흥원이 국회 정무위 이강일 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저소득·저신용자 중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율은 지난달 말 기준 16.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4%와 비교하면 1년 만에 2배 뛴 것이다.
대위변제율은 차주가 원금을 갚지 못했을 때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이다.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달 말 연체율은 25.5%를 기록해 더 어려운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한 정책상품의 연체율은 역대 최고치 수준이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금리 연 15.9%)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도 지난달 31.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