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국내 정·재계 인사 중 직접 트럼프 당선인을 대면한 건 정 회장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최근 비상계엄령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한미 당국간 예정됐던 행사·일정 등이 취소·연기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은 조만간 고위급간 대면 소통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상황과 관련해 "헌법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한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당선인측은 이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면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고, 10분에서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전날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관련한 언급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정 회장은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정 회장은 수년 간 교분을 쌓아온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를 찾았다.
정 회장은 지난 17~18일에는 트럼프 주니어와 집중적으로 일정을 소화했는데, 당선인과의 만남은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이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공식 직책을 맡지 않기로 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선 등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령 사태로 한미 외교·협력 관계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정 회장의 트럼프 당선인 면담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대해 요구할 사안이 적지 않다는 관측 탓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유세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이라고 부르면서 한국이 분담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연 100억 달러(약 14조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부과 공약과 관련해, 대미 흑자국인 한국도 향후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멕시코·캐나다에 펜타닐과 연계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대(對)EU 무역 적자 등을 언급하는 등 유럽을 정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다음 차례가 대미 흑자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이에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