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억3157만8천947주(지분율 63.88%) 취득을 위한 총 1조5천억원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송 인수 결의한 지 4년 1개월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됐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6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앞으로 2년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2026년 말 최종 합병이 이뤄지면 아시아나항공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전환 비율 등 통합 방안을 내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공정위가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1대 1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시장에서 더 높게 평가받고 있어서다.
예컨대 한 신용카드의 경우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적립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해 "전문 자문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권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은 낮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부터 이 부분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어서다. 가격이 더 저렴한 LCC의 중·장거리 노선도 늘려 가격경쟁이 벌어진다. 또 대한항공은 합병 과정에서 이런 조치가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는 노선·계절·좌석별 평균 운임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형항공사가 됐지만 마음대로 공급 좌석수도 줄이지 못한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 40곳에 대해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기준을 90%로 설정했다. 이를테면 2019년 특정 노선에 연간 좌석 10만석을 공급하고 있었다면 결합 이후에는 최소 연간 9만석 이상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
두 항공사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산하 LCC인 진에어, 아시아나 산하 LCC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3곳도 통합 예정이다. 통합 진에어가 출범하면 단숨에 LCC 업계 1위에 오르게 돼, LCC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