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거래가 줄면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크게 떨어졌다.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은행권보다 더 느는 풍선효과가 보다 뚜렷해졌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41조4천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9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8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8월(+9조2천억원) 이후 계속 줄어들어 11월 증가액(1조9천억원)은 8개월내 최소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01조8천억원)이 1조5천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8조5천억원)이 4천억원 각각 늘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모두 5조1천억원 늘어, 10월(+6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1조4천억원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3조2천억원 급증하면서 은행(+1조9천억원)을 앞질렀다. 2금융권 월간 증가 폭으로는 지난 2021년 7월(+5조7천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4조1천억원 늘어 전월(+5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폭 감소 배경에 대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8월 고점 이후 둔화하고 있다"며 "7월 아파트 거래가 고점이었는데, 현재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중심 주택매매 거래 둔화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반적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대출은 예금은행에서 지난달 2조2천억원(잔액 1326조6천억원) 더 늘었지만 10월(+8조1천억원)과 비교해 증가 폭은 급감했다.
박 차장은 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대기업 자금 수요가 줄고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이뤄진 데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 영업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