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원으로 훈련된 HID(특수정보부대)가 12·3 내란사태에 투입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이들의 역할이 당초 알려진 '국회의원 체포조'가 아니라, 북한군을 위장하는 등 사회 혼란을 초래해 비상계엄의 대의명분을 사후 만들어내는 것이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국군정보사령보 예하 HID는 우리 군 최정예 요원으로 구성돼 이른바 '김정은 암살부대'로도 불리는데, 내란 당시 출동 대기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HID) 임무가 최초엔 체포조로 생각했는데, 선관위로 가라는 임무를 받고 그 이상의 임무는 안 받았다고 한다"며 "유추컨대 비상계엄 해제가 불발되고 (계엄이) 지속되면 명분을 찾기 위해 소요를 일으키는 팀으로 운영됐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본인들이 역으로 테러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그 부대에는 북파공작원들, 북한군인으로 위장하는 인원이 있다"면서 "북의 남침, 간첩 등 소요사태를 조장하는 대의명분을 나중에 만들어내는 그런 요원으로 활용했지 않나 싶다"고 부연했다.
앞서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은 'HID 부대는 왜 20여 명 모아서 대기했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라고 부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문 사령관이)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나중에 (질의가) 끝날 때는 인정을 했다"면서 "(대기인원이) 30명인데, 그중에 HID는 7명 정도 되고 나머진 다른 요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요원에 대해서는 문 사령관이 함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