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등 국민의힘 강원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대학 후배들까지 지역구 사무실로 찾아가 정치적 행보를 비판하고 탄핵 표결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진보정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춘천공동행동은 10일 오전 춘천·철원·화천·양구 을 지역구 국민의힘 한기호 국회의원실 춘천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호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이자 4선 국회의원으로서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내란의 원흉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2일 국방장관 청문회에서 '계엄 100번이고 검토하라'며 계엄을 선동했고 계엄 내란 이후에도 '군인들이 명령에 따른 것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비상계엄 상황에서의 군 행동을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접경지역 국회의원임에도 양구군청의 군사경찰 출입 사태에 침묵하고 있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외면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퇴진 홍천시민행동도 이날 오전 홍천·횡성·영월·평창 지역구 국민의힘 유상범 국회의원 홍천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연장에 눈이 멀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비호하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을 규탄하고 윤석열 탄핵에 적극 동참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정종민 홍천군농민회장은 "내란범 윤석열을 비호한 유상범의원은 지금 어디있느냐. 군민들의 뜻을 배신한 유상범 의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횡성군민으로 소개한 구현석 씨는 "횡성군민의 뜻을 직접 전달하려고 왔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어 국회의원회관 유상범의원실 팩스로 요구안을 전달했다. 12월 14일까지 탄핵소추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날 원주에서는 고려대 학생들이 대학 선배인 박정하 국회의원(원주 갑) 사무실을 찾아 계엄 해제에 찬성한 뒤 탄핵 표결에 불참한 것을 비판하며 "4.18 정신(1960년 4월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자유당 독재에 반발해 일으킨 시위)을 기억해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달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오은찬 (고려대 사회학과)씨는 "대자보 내용은 지난 4일 계엄해제에 찬성하셨던 박정하 선배님이 지난 7일 탄핵 표결에 불참한 것을 비판하고 꼭 탄핵 찬성으로 함께해 주기를 호소하는 내용이다"며 "고려대 4.18 정신을 분명 잊지 않고 계실 박정하 선배께 한국사에 이름을 어떻게 남겨야 할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탄핵표결 불참 결정 등으로 12.3 내란사태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국회의원(원주갑) 역시 지역구에서 규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박정하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해제 투표에 참여해 찬성했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진보진영,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원주운동본부도 지난 9일 박정하 의원 원주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윤석열, 박정하 퇴출 투쟁'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