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일터가 소명의 자리"



[앵커]
복음 전도가 쉽지 않은 요즘,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며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웨슬리 사회적목회연구원이 최근 '일과 영성'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이른바 사회적 목회를 실천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사례를 듣고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요셉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유리닦는 목사들'이란 청소용역 목회공동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뉴커뮤니티교회 전재민 목사.

재정적인 이유로 배달과 대리운전 등 다양한 일들을 해왔지만 목회 사역과 병행하기에 한계를 느끼면서 유리창 청소에 나서게 됐습니다.

청소용역 목회공동체 '유리닦는 목사들'.

유리창 청소 일은 일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주중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충망 시공과 시트지 제거 등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교회 밖 다양한 이웃들을 만나며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복음을 흘려 보낼 수 있다는 점은 일터 사역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전재민 목사 / 리뉴커뮤니티교회]
"마음의 병이 있으신 분들은 다른 누군가 오면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제가 목회자예요'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동안 신앙적으로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내가 왜 이렇게 힘든 가운데서도 일을 하는지에 대한 저의 고백을 통해서 예수님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때, 그분들도 수긍하시면서 일하는 목사님들 만나서 반갑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깊이 스며든 제자교회의 사역 현장.

15년 전 대형교회 부목사직을 사임하고 교회 개척에 뛰어든 제자교회 배영호 목사는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8년 전 시작한 작은 도서관은 교회 문턱을 낮춰 지역사회에 깊게 스며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국가 지원금을 받는 사업으로 확장해 다양한 돌봄사역과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문턱을 낮춘 교회는 복음 전도로 이어져 개척 후 지금까지 120여 명의 세례교인을 배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중 90% 이상이 이전엔 복음을 접해본 적 없는 새신자였습니다.

[배영호 목사 / 제자교회]
"저희 교회는 90%의 새신자가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다 어떤 친구들이냐, 옛날에 놀았던 친구들, 비행 청소년들이 지금 변화되어서 공무원도 됐고요. 지금 학교 선생님, 또 개인사업자로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과정들을 돕고 있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같이 하고 있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진행된 웨슬리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웨슬리 사회적목회연구원과 감신대. 웨슬리신학대학원이 함께한 이번 컨퍼런스에선 목회자의 일과 사역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즉, 사회적목회는 생계를 위한 방편이 아니라,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인의 본질적인 소명이란 겁니다.

발제자로 나선 송동호 목사는 "오늘날 말로만 전하는 복음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며 "예배당 밖 삶의 현장에서 제자도를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동호 목사 / 나우미션 대표]
"노동은 중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존재를 실현하니깐요. 그리고 우리 신앙은 그 일터에 나타나니깐요. 그래서 사회적 목회가 필요한 거죠. 현장으로 가야 하는 거죠.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문제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일터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 관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죠."

이번 컨퍼런스에선 앞서 소개한 두 사례 외에도 공조기 설치, 카페 운영, 발달장애인 돌봄 등 다양한 사회적 목회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웨슬리 사회적목회연구원은 "웨슬리의 부홍운동은 개인의 회심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이 동반된 복음전도였다"며 "일터가 곧 사역지이자, 선교지이고, 소명의 자리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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