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법조비리 재판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수년째 진행 중인 가운데 21일 예정됐던 항소심 재판이 석연찮은 이유로 또다시 연기됐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2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형사법정 제301호에서 진행된 이른바 광주 법조비리 사건.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까지 3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당초 이날 재판에서는 공동 피고인이자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재판 이후 해당 피고인이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고 다른 피고인 변호인이 답변서 취지의 의견서를 내면서 재판부가 증인신문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의견서 제출로 대체될 수 있었던 증인신문 때문에 무의미한 재판이 한 차례 더 연기된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양형자료나 참고인 진술서 등을 제출하기 위해 한 차례 더 재판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변호인은 최종변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결심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사과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도 재판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결국 광주 법조 비리 사건의 다음 재판이 두 달 뒤인 내년 1월 말로 잡혔다.
비교적 법리 다툼이 복잡하지 않고 증인이 많지 않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게 됐다.
지역 한 중견 변호사는 "최종 변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입장을 재판부가 반영해주는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앞서 재판부가 기각했던 양형 자료나 참고인 진술서 제출 요청 등을 받아들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광주지방법원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형사법정 제104호에서 열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판사 출신 변호사 A씨와 B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각각 추징금 1억 2천만 원과 8천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사업가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 4천여만 원을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형사사법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들의 역할과 금액 등을 고려할 때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광주 법조 비리 사건 재판은 지난 2021년 12월 23일 첫 재판이 열린 이후 2022년 2월 법원 인사로 판사가 바뀐데 이어 같은 해 8월 해당 판사가 해외유학을 가면서 다시 판사가 변경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5단독 재판부가 2023년 2월 이뤄진 법관 인사에 포함되면서 단 한 차례 재판을 연 뒤 또다시 재판부가 변경돼 4번째 재판부가 1심을 선고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항소심은 이날까지 총 3차례 재판이 열린 가운데 유의미한 증인 신문이나 증거 제출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