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번째 순서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주민들에게 열린공간과 따뜻한 나눔을 제공하며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서울시 은평구 광현교회를 만나본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광현교회는 겉보기엔 여느 동네 교회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넘어 마을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의 심장부임을 알게 된다.
"교회는 단순히 성도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교회가 서 있는 지역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서 목사는 예배당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는 교회를 꿈꾸었다.
마을과 이웃, 그리고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며, 삶의 희망을 심어주는 교회를 만들어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서 목사는 특별히 다음세대 사역의 시작을 이렇게 회상한다.
"광현교회의 부름을 받고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는가? 하는 것을 물으면서 어느 날 오후 이 동네를 거니는데 아이들의 웃음소리, 떠드는 소리가 들렸어요. 보니까 어린아이들, 중고생들이 쭉 이 길을 따라서 내려오는데 문득 저희에게 주신 그 마음이 "너는 열매만 따먹었는데 너 씨 뿌리는 거 해야 되겠다". 그래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뭔가 뿌리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겠다 하는 소명이랄까? 그런 부르심이 있어서 우리교회 사역의 방향을 교인들하고 함께 마음을 모아서 이렇게 가고 있는 거죠."
2014년에 세워진 오케스트라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꿈을 심어주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송재화 쥬빌리청소년오케스트라단장은 오케스트라가 가진 특별한 가치를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에는 교회가 이 오케스트라의 시작을 도왔습니다. 교회는 말 그대로 자궁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공간이 되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오케스트라는 교회를 넘어 지역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성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돌보는 데 함께 손을 보탰습니다."
주민들이 예산을 마련하고, 교회는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며, 모두가 함께 이끌어가는 모습은 단순한 교육 이상의 감동을 준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서로 협업하며 아이들의 음악 교육과 성장을 돕고, 그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지역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사례가 되고 있다.
'쥬빌리청소년오케스트라' 외에도, 광현교회는 매주 토요일 무지개 학교를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배움과 놀이의 기회를 제공한다.
풋살은 교회의 예배실까지 활용하여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박충은코치는 "다른 교회에서는 예배당을 이렇게 개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협동심과 자신감을 배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예배실을 풋살장으로 만든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아이들은 경기 중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승리를 만들어가며 협력의 가치를 배운다. 풋살장은 청소년들에게 건강과 우정을 선물하는 특별한 장이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9년째 이어져 오며 청소년들에게 역사적 정체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요즘 아이들은 역사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지만, 광현교회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직접 보고 느끼며 배우게 합니다."
이종옥 역사 해설사는 광현교회의 역사탐방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고 설명한다.
역사탐방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속한 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교회는 아이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심어주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이 공간 사용을 요청하면 본당과 같은 주요 시설까지도 흔쾌히 내어주는 교회의 열린 마음은 이미 지역 곳곳에 알려져 있다.
이런 모습은 갈현2동 주민자치회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 주민자치회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단순히 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진정한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광현교회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물을 주고 돌보는 역할은 우리가 맡지만,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라고 믿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웃고 꿈꾸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도 광현교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멈추지 않게 했다.
방역 지침 속에서도 오케스트라와 무지개 학교는 계속 운영되었고, 그 안에서 교인들과 주민들은 희망을 이어갔다.
광현교회는 지역에 있는 한 교회가 아니다.
이곳은 마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랑의 공동체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심는 터전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웃고, 아이들이 성장하며, 세대와 세대가 손을 잡는 광현교회는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웃과 세상을 섬기고 있다.
[영상기자 / 최내호, 영상편집 /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