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망자가 발생한 백일해를 비롯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폭증하자 정부가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 대응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20일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호흡기 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한다고 밝혔다.
대책반은 전날 오후 최근 증가 추세인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 유행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전수 감시 중인 올해 백일해 환자 수는 7월 정점(3376명) 이후 방학을 맞아 감소세를 보였으나, 추석 연휴 이후 다시 증가세다.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주간 환자 수가 1.3배 증가해, 지난 3~9일 2023명을 기록했다.
백일해는 올 들어 3만2620명 발생했고,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가 숨지기도 했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1만4695명(45%)으로 가장 많고, 7~12세가 1만3768명(42.2%)으로 7~19세 학령기 소아·청소년이 87.2%를 차지했다.
0~6세 환자 수는 1136명(3.5%)으로 8월 이후 증가하면서, 0세 영아의 신고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백일해가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고위험군인 0세 발생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적고, 대부분의 환자 증상도 경미한 상황이다.
질병청은 사망자가 발생한 기초접종(생후 2‧4‧6개월) 이전 또는 면역체계가 성숙하기 이전인 0세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출산진료비 지원사업을 통한 임신부 예방접종을 지속 독려할 계획이다.
또 환자의 밀접접촉자 중 0세 등 고위험군과 고위험군 전파가능자(고위험군의 동거인, 고위험군 접촉이 예상되는 청소년 및 성인)에 대한 예방적 항생제 사용을 보건소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통해 입원 환자를 감시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여름철 최고 정점(지난 8월 11일~17일, 1181명) 이후 최근 5주 연속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 3일 968명으로 전주(810명) 대비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2세 이하(1만6770명)가 올해 전체 입원 환자(2만3625명)의 71%를 차지해,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은 지난 2월 전문학회와 함께 마련한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감염증 치료지침의 후속 조치로, 의료진과 보호자 등에 2차 치료약제 설명 및 교육자료를 배포해 현장에서 보다 원활하게 항생제를 투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소아감염학회 등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최근 변화한 진단 및 치료 양상을 반영하고 중증도 평가 기준 등을 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종합 진료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예년 11월에 비해 환자 발생은 낮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과거 2년간 인플루엔자 유행이 11월쯤 시작해 최고점(12월~이듬해 1월)에 도달한 만큼 11월 말부터 예년과 유사한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는 표본 감시 의료기관 입원환자 수는 지난 8월 정점(1444명) 이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지난해 겨울철 수준(주간 환자 수 7만~20만명 추정)과 비슷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다가올 유행에 대비해, 발생상황을 모니터링해 유행 기준 초과 시 즉시 유행주의보를 발령해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에 대해 신속하게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 상황 안정 시까지 관계 부처 및 전문가와 함께 호흡기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감염병 유행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적인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백일해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예방 접종에 국민들께서 보다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