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4만 원 상당의 문화복지포인트 지급이 공무원과 그 지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했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제주 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추진사업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감사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부서경고와 주의를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에 주소를 둔 청년 1만명에게 1인당 4만원의 청년문화복지포인트를 지급하는 사업은 지난 5월 22일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됐다.
제주도내 청년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청년원탁회의에서 제안되고 주민참여예산으로 마련된 사업이다. 포인트는 공연관람과 도서구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공고가 뜬 지 4시간 만에 선착순 1만 명이 모두 차면서 한달 동안 신청을 받는다는 공고 내용은 무색해졌다.
특히 문제는 선착순 접수 사실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고 접수를 시작한 당일에야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공고됐다는 점이다.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만 빠른 접수가 가능했는데 알고보니 제주도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일선 행정시와 읍면동에 공고시행을 위한 공문을 보냈고 그곳에는 접수 시작일이 명시됐다.
사업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들과 그 지인들만 미리 정보를 파악했고 공고가 나자마자 이들이 발빠르게 신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실제로 감사위원회가 상황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공고의 내용은 공고일 이틀전인 5월 20일 제주도 본청을 비롯해 행정시, 읍·면·동, 직속기관까지 내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언론에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간은 공고가 시작된 5월 22일 오전 9시보다도 40분 가량 늦은 9시 39분이었다.
일반 청년들이 언론 등을 통해 공고 내용을 확인한다면 공고가 시작된 후 최소 1시간이 지난 후부터로 유추할 수 있다.
감사위원회가 확인한 결과 신청자 1만 명 가운데 제주도 공무원은 1080명, 일반인 신청자는 892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일반인 대상자는 15만 5450명 중 5.74%가 신청한 것이고, 공무원 대상자는 3174명으로 34.03%가 신청한 것이다.
감사위원회는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공무원이 더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