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청각장애인에게 면접시험 과정에서 대필 지원 등 편의 제공을 거부한 것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8일 공기업 면접 시 청각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가 차별에 해당한다며 관련 법 개정을 포함한 제도적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A씨는 지난해 서교공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장애인 전형 차량 직종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올해 2월 면접시험을 위한 대필 지원 등의 편의 제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교공이 이를 거부하면서 A씨는 면접시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공사 측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에서 정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 제공 의무 대상 기관이 아니며, 2021년부터 신규 채용 필기시험부터 장애 유형별 편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면접시험 시 대필 지원이나 도우미 제공 등은 어려워 A씨에게 면접 위원과 간격 조정, 면접 위원 전원에 대한 청각장애인 응시자 관련 사전 교육 등을 실시하겠다고 안내했지만, A씨가 면접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장애인을 채용할 경우에도 고객 안전관리, 시설물 점검 및 유지보수, 주야간 교대근무, 지하 근무 등 현장 직무수행이 가능한 자를 대상으로 해야 함에 따라 장애인 응시자 편의 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공사가 장애인복지법의 취지를 살펴 장애인 응시자가 다른 응시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장애인 전형 지원 자격에 따라 면접시험 시 편의 지원 여부가 결정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공사가 장애 유형별 응시자 면접시험 편의 제공 내용을 관련 지침에 추가하고, 장애인 응시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를 개정해 장애인 응시자에 대해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기관·단체에 '장애인고용법' 제28조의 2에 따른 장애인 의무 고용 대상 전 사업체를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