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에 전공의 대표 포함…"변화 없으면 투쟁의 길"

의협 비대위 위원 15명 중 전공의·의대생 6명
여야의정 협의체? 박형욱 위원장 "굉장히 회의적"
"정권 10년 이상 가는 것 아냐…2~3년 지나면 대통령 물러나"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정록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공의 단체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의대생 6명을 포함하기로 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18일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위원장 인터뷰'에서 새로 꾸린 비대위 위원의 명단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운영위원회는 15명 이내로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며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추천 3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추천 3명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추천 2명,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추천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천 3명, 위원장 추천 1명 등으로 구성된다.

박 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위 구성안을 제안했다"며 "박단 대전협 위원장은 비대위 위원으로 참여한다. 동시에 6명의 자문위원이 위촉됐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 몫의 비대위 위원도 결정됐지만, 현재 명단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향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견을 듣고 정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가 구성돼서 비대위원들과 전공의·의대생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다만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과연 협의체에서 어떤 형태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아마도 다른 비대위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202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2025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를 주장하는지에 대해서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권이 10년 이상 가는 것이 아니다. 2~3년 지나면 대통령도 물러나고 장차관도 물러나고 비서관도 물러난다"며 "그때 누가 책임을 질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때 '의료계가 합의했다'라면서 지나가게 될 것이고, 의료 현장에 남아있는 학생들과 의대 교수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겪어야 한다"며 "섣불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찬성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정사태를 심화시킨 정부 관계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의협과 19차례나 협의했다고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며 "저는 의협과 보건복지부 양자 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했다. 여기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또 "2천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윤 대통령에게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며 "정부의 누군가가 의사 공급과잉이 초래될 것이라는 연구들은 쏙 빼버리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직서수리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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