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20도 안팎 기온 급락 '갑자기 겨울'…날씨 왜 이래?

어제 오후부터 일부 지역엔 '한파주의보'
수도권 출근길 '영하권 추위' 예보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따뜻했던 11월
찬 공기 품은 '대륙성 고기압' 빠르게 밀려와
"삼한사온도 옛말"…불규칙한 날씨 지속 전망

류영주 기자

겨울로 접어드는 11월 입동(立冬)이 지났음에도 한동안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이상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최근 이틀 사이 기온이 급락하면서 갑자기 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서울의 경우 지난 16일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았는데, 18일 아침에는 영하권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한반도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끌어당긴 '이동성 고기압'이 물러간 자리에 북쪽의 찬 공기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나타난 기온 급강하 현상인데,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가 앞으로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강원도(양양평지‧정선평지‧강원남부산지)와 충북(옥천‧영동), 전남(담양‧곡성‧구례‧장성‧순천‧완도‧영광), 전북(고창‧순창‧정읍), 경남(양산‧김해), 제주(제주도산지), 대전, 부산(부산동부‧부산중부)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특히 강원 산지에는 1~5㎝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측됐으며, 낮 최고기온은 전국적으로 5~10도 가량 떨어졌다. 전날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10도로 하루 전 21도보다 크게 하락했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이고, 평년 기온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급격한 저온 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월요일인 이날 출근길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전국적으로 올해 첫 '영하권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까지 떨어진다. 전날 대비 8도, 평년보다는 2~3도가량 낮은 기온이다.
 
다른 수도권 지역도 인천과 광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이천과 여주, 용인에선 영하 3도로 예보됐고, 수원과 성남, 과천, 의왕, 안성은 영하 2도, 안양은 영하 1도로 예보됐다.
 
최근까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 남쪽에선 따뜻한 바람이 유입되고, 북쪽의 찬 공기는 차단되면서 절기상 입동(지난 7일)이 지났음에도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1도가량 높았다.
 
이런 이상 기후 원인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한반도) 일사(日射)량도 늘어난다. 일사량이 (평소보다) 많았던 게 (포근했던 최근 날씨의) 주요 원인"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 자리 잡으면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올라온다. 그렇게 되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막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동성 고기압'이 물러나고, 찬 공기가 쌓여 만들어진 '대륙성 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밀려오면서 '급추위'가 찾아왔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다만 대륙성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무는 기간이 이틀 쯤으로 예상돼 오는 20일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16일에 비가 내린 뒤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다 보니 북쪽의 찬 공기도 같이 끌어내린 것"이라며 "(대륙성 고기압이)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길어지면 추위가 지속되지만, 수요일(20일)부터는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한파와 포근한 날씨가 불규칙하게 엇갈려 나타나는 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고 기상청은 부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찬 공기 주머니가 우리나라를 지날 때마다 한파가 찾아오고, 공기주머니가 지나가면 온난한 공기가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사이클이 반복된다"며 "예전에는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이런 주기가 너무 불규칙해서 (이 말도) 이제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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