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엘리엇 국제관계학원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미동맹의 전망'을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비핵화 없이는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을 비핵화하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제6차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표현을 두고 한미 외교·국방 수장들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의 장관들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각각 언급했지만 미국의 장관들은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추후 추가 질문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우리의 정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유지된다"며 "그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2기 출범을 계기로 양국의 이러한 불필요한 오해 또는 해석 차이를 불식시키는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 방안 논의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전 장관은 트럼프 2기가 도래함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동맹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은 돈이 아닌 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전 유세에서 한국이 낼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현 수준의 9배에 달하는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양측이 동의하는 방위 비용 분담의 합당한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머니 머신'(부자나라를 의미)이라고 칭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은 머니 머신이 아니라 '기적(miracle)의 머신'"이라며 "혁신, 노력, 교육, 성공 의지로 만들어낸 이같은 기적이 한미동맹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진 전 외교부장관은 끝으로 "트럼프 재집권은 한미동맹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한국은 동맹을 심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외교로 이 역학관계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