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 빠진 기재부 그린북, '완만'해진 경기 회복

6개월 반복하던 '완만한 내수회복 조짐' 언급 사라져
실제로 3/4분기 민간소비 감소세…9월 소매판매도 0.4% 후퇴
강조하던 '경기회복세' 앞에도 '완만한' 표현 추가
광공업 조정 국면에 더해 서비스업·건설업도 하락…수출도 일평균 기준으론 감소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11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기재부는 앞서 전월에 발표한 그린북까지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6개월째 반복해서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빠졌다.

실제로 3/4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소매판매가 내구재는 6.3% 증가했지만, 준내구재(-3.2%)와 비내구재(-2.5%)가 감소하며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또 전월 그린북에서는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라던 표현도 "완만한 경기회복세"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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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新)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외 리스크에 주목했다.

이어 기재부는 "지난 9월 설비투자는 증가한 반면, 건설업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광공업 생산은 전월의 큰 폭 반등 후 조정"되고 있다고 요약했다.

실제로 광공업 생산은 광업 및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뒷걸음질치며 전월대비 0.2% 감소했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반도체가 주춤(-2.6%)한데다 비금속광물(-9.6%), 기타운송장비(-11.3%)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재고율)은 3.5%p 줄인 106.8%를 기록했지만,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5%로 0.8%p 떨어졌다.

10월 수출도 전년동월대비 4.6% 증가한 575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0.2% 감소한 26억 1천만 달러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도소매(0.9%), 교육(0.4%) 등에서 증가했지만, 보건·사회복지(-1.9%), 정보통신(-1.8%), 운수·창고(-1.3%) 등 업종에서 하락하며 전월대비 0.7% 후퇴했다.

이로 인해 전산업생산도 0.3% 감소했다. 공공행정에서만 2.6% 증가했을 뿐, 제조업과 서비스업 뿐 아니라 건설업 역시 0.1% 감소한 탓이 크다.

이미 지은 건설기성(불변)의 경우 건축공사(-3.7%) 실적이 감소했지만, 그나마 토목공사(9.9%) 증가가 다소 보완해 전월대비 0.1% 감소했다. 3/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2.8%나 감소했다.

이처럼 경기가 회복세가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폭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물가는 유가 안정과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로 전년동월대비 1.3% 상승에 그쳤다.

상반기 물가 폭등을 주도했던 농축수산물 물가는 채소류 가격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과일 출하량 증가에 따른 과일류 가격 하락으로 전월인 9월에는 전년동월대비 2.3% 올랐지만, 10월에는 1.2%만 올랐다.

석유류의 경우 중동지역 불안에도 국제유가 상승폭 제한, 지난해 가격 강세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월 -7.6%에서 10월 10.9%로 전년동월대비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처럼 변동폭이 큰 요인을 제외해 추세적 물가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쓰는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8% 올라 전월(2.0%)보다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7% 상승에 불과했다.

다만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15.1%)가 감소했지만, 기계류(17.0%)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8.4% 증가에 성공했다. 또 3/4분기로 봐도 전기대비 6.9%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p 떨어져 7개월 연속 하락했고, 앞으로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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