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2024 지스타'가 14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막이 올랐다. 국내 게임 업계 수장들도 개막식에 총출동해 지스타 개막을 축하했다. 지스타에 쏟아진 게임 신작들을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해 발걸음 한 시민들이 지스타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지스타 개막…게임 업계 수장들 총출동
이날 오전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지스타 개막식에는 국내 주요 게임사 수장들이 참석했다. 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권영식 넷마블 대표, 웹젠 김태영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윤상훈 크래프톤 글로벌 운영 총괄 부사장, 김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이사 등이 참여해 개막식 세레모니를 함께 했다.
강신철 조직위원장 겸 게임산업협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유현석 콘텐츠진흥원 원장 직무대리 등 정부와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축하 영상으로 등장해 게임산업에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게임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게임더하기' 지원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 공정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고 게이머 권익 보호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로 대상(대통령상)을 받은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행사장을 직접 찾아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관람하기도 했다.
방 의장은 현장에서 만난 취재진에 "저희가 너무 오랜만에 대상을 받았기 때문에 굉장히 기쁘고 K-콘텐츠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2~3년 넷마블이 성과가 저조해서 약간 사기가 저하돼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저희 넷마블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날만 기다렸다"…지스타 오픈런하는 시민들
BTC(기업 대 개인)관으로 꾸려진 벡스코 제1전시장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한 손 가득 사은품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부지런히 부스를 돌아다니며 각 게임사별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2024 지스타는 지난해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44개국 1275개사가 3359 부스를 꾸려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선보이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300개 부스 규모로 큰 전시관을 꾸린 넥슨이 새로 선보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프로젝트 오버킬'을 시연하기 위해 시민들은 2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두 게임 모두 넥슨의 인기 IP(지적재산권)인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차용해 출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를 관람하기 위해 창원에서 왔다는 박준우(25)·이성준(25)씨는 "행사장도 엄청 크지만 몇몇 게임들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줄이 너무 길어서 직접 시연해보지 못한 게임도 있다"면서 "그래도 게임 시연 외에도 게임과 관련된 강연이나 퀴즈 이벤트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들뜬 목소리를 말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시연하는 공간 앞에도 사람들이 기다림에 지쳐 앉아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붉은 사막'은 지난 8월 유럽 게임쇼 게임스컴에서도 공개돼 글로벌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붉은 사막'을 시연한 시민들도 "몰입형으로 제작된 게임이라 남다르다"고 반응했다.
서울에서 지스타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는 김현승(29)씨는 "처음 왔는데 생각보다 신전처럼 생긴 부스를 보고 놀랐다"면서 "사진 찍을 곳도 많고 관련 상품도 많아서 게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직접 시연해보니 '타격감'…AI 기술도 다채로워
사람들의 인기를 끈 '프로젝트 오버킬'을 시연해봤다. 난도가 높은 '정예 던전'을 선택해 캐릭터의 타격감을 맛봤다. 특히 다양한 시점에서 공격을 진행해 나갈 수 있어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게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는 보스 한 명을 물리치는 데 약 11분 정도 소요됐다.
그럼에도 액션이 화려하고, 스킬이 다양해 지루함 없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래픽도 하드코어 수준까지는 아니다 보니, 부담스럽거나 어지럽다는 느낌도 없었다. 30여 분 동안 이뤄진 시연에서 중간중간 안내해 주는 스킬을 따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프로젝트 오버킬'과 더불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시연을 선보인 '붉은 사막'은 티저 영상을 시청한 뒤에 게임을 진행했다. 영화 속에 들어온 듯 몰입도 한층 높아졌다. '검은 사막'을 잇는 차기작으로 트리플A(AAA)급으로 꼽히는 만큼 하드코어형 그래픽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해 개방감이 충분히 느껴졌다.
앞선 게임들이 다소 어두운 배경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다면, 크래프톤 '하이파이 러쉬(HiFi Rush)'는 다소 경쾌한 그래픽을 선사했다. '하이파이 러쉬'는 리듬액션게임으로 배경음악의 박자에 맞춰 공격을 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조작법을 익히면서 박자를 맞추려고 하니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한 번 게임 유형을 파악하고 나니까 산뜻한 기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임 시연 외의 체험 공간 역시 다채로웠다. '아프리카TV'에서 이름을 바꾼 'SOOP' 부스에도 이번에 새로 공개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체험 기기 앞에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니 얼굴을 AI가 인식해 본인의 모습과 닮은 캐릭터를 생성해 준다. 이 밖에도 인식된 얼굴이 합성된 '삐끼삐끼' 춤을 추는 모습도 구현해 줬다. 실제 주변 사람에게 해당 영상을 보내니 합성 여부를 알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영상이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