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해진 北 쓰레기 풍선…확성기 방송은 언제 끄려나

올해 30차례 지속되다 21일째 침묵…대북전단 중단 효과인 듯
北, 대화 거부하면서도 美 시선 의식…트럼프 집권에 기대감 예상
대북방송 수위 조절 등 선제적 대응 필요…트럼프 2.0과 보조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우리 군 초소와 북한 초소. 황진환 기자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의 불씨로 우려되는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가 최근 잠잠해지면서 추이가 주목된다.
 
올 들어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는 5월 28일부터 지난 달 24일까지 모두 30차례 이뤄진 뒤 이달 14일 현재까지 21일째 중단된 상태다.
 
처음에는 뜸하게 이어지던 풍선 살포는 9월 들어 며칠 간격으로 좁혀졌다. 마지막 풍선 가운데 일부는 대통령실과 국방부 경내에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30차례 지속되다 21일째 침묵…대북전단 중단 효과인 듯

연합뉴스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를 멈춘 이유는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중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 등에서 "저들의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라고 떠들고 그에 상응한 꼭 같은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남측이 먼저 보냈으니 그에 대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대북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못 날리는 것 같다"며 그 밖의 다른 특별한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선 납북자가족모임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다 지역 주민의 거센 항의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만류에 계획을 취소했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자 또 다른 접경지역 지자체인 인천 강화군은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특사경 신설 검토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선 강화군 주민들이 북한 대남방송으로 어린 자녀들까지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귀신소리나 쇠를 깎는 소리 등 온갖 괴성으로 무장한 대남방송은 대북전단, 대남풍선, 대북 확성기방송 등으로 이어진 남북 심리전 대결의 끝판왕 격이다.
 

北, 대화 거부하면서도 美 시선 의식…트럼프 집권에 기대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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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확성기 방송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대남풍선과 대북전단 살포라도 잠정적이나마 중지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북한은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대선용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최근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김정은 교시를 거듭 강조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에 미리 선을 그은 셈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평양 무인기' 사건 때 다소 뜬금없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관심을 끌려 했다. 이는 오히려 미국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 방문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나 엔진시험도 없이 신형 ICBM(화성-19형)이라고 서둘러 발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북방송 수위 조절 등 선제적 대응 필요…트럼프 2.0과 보조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도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로 북한-러시아 협력 고리를 약화시키는 한편 북한과 직접 핵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3차 세계대전 확전 우려까지 나오는 지구촌의 전운이 가라앉고, 유례없이 격화된 한반도 정세도 반전될 수 있는 상황에 최소한 보조는 맞춰야 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차제에 대북 확성기방송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2기'의 한반도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을 거론한다. 기존의 강경 일변도 전략으로는 북미 직거래에 '패싱' 당할 위험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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