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잔혹하게 손괴한 뒤 강원 화천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육군 장교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가 오는 7일 결정된다.
강원경찰청은 오는 7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과 사체 손괴,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육군 영관급 장교 A(38)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6일 밝혔다.
심의위에서 공개 결정을 내릴 경우 강원청에서 피의자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사례는 처음이다.
경찰은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신상공개 여부에 대한 동의를 얻은 상태며 피의자 측에도 의견 진술을 부여해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범죄 수단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만약 피의자가 신상정보 공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낼 경우 최대 5일 간의 유예 기간을 두도록 돼 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상태며 피의자의 행동과 심리 등을 분석 중이다.
사건의 전말을 밝힐 '핵심 증거'인 A씨의 휴대전화는 전날 암호를 해제해 분석 중이며 피의자는 암호가 해제된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비밀번호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자 A씨는 지난 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의 군 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여성 군무원인 B(33)씨를 살해했다.
범행 직후 A씨는 옷가지로 시신을 덮어둔 뒤 같은 날 저녁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손괴했다.
그는 범행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평소 지리를 잘 알고 있던 화천군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돌덩이를 담은 비닐에 넣어 유기했다. A씨는 10여 년 전 화천의 한 군부대에서 군 생활을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임기제 군무원으로 평소 A씨와 친분이 깊었던 사이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2시 46분쯤 A씨가 유기한 사체 일부가 화천군 화천읍 화천대교 하루 300m 지점에서 발견됐다는 주민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지문 감식과 DNA대조,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신고 하루 만에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말다툼 중 홧김에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고 지난 5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