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폐지로 모은 돈, 장애인야학에 기부한 '수원 천사'

70대 유복단씨, 매교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
지난 6월부터 폐지 판 돈에 월급까지 보태
"'수원새벽빛' 장애인야학에 써달라"며 기부
유씨 본인도 야학서 한글, 한자 배운 만학도

유복단씨가 매교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최선영(왼쪽) 매교동장, 김상연 수원경실련 공동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경기 수원시의 한 70대 여성이 역대급 폭염 속에서 폐지를 주워 판 돈을 모아 장애인야학에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0일 수원시에 따르면 최근 매교동 주민 유복단(73·여)씨는 매교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수원새벽빛 장애인야학에 써달라"며 124만 원을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기부했다.

이 돈은 유씨가 지난 5개월간 지역 곳곳을 돌며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돈 74만 원에 자신의 공공근로 월급 50만 원을 보태 마련한 금액이다. 폐지를 팔아 하루에 적게는 2천 원, 많게는 1만 원씩 모았다.

그는 수원새벽빛 장애인야학 살리기 모금 소식을 듣고 지난 24일 수원경실련에 정식으로 기부 의사를 밝혔다.

유씨의 선행은 이번 만이 아니다. 해마다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제일평생학교와 성당에 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수원 제일평생학교(구 수원 제일야간학교)를 다니던 지난 10년이 가장 행복했었다"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60세가 넘어 야학에서 한글과 한자를 배운 만학도였다.

이어 "저처럼 배우지 못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소중하게 써달라"며 "죽기 전까지 계속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수원경실련 공동대표는 "어렵게 모은 돈을 장애인야학에 기부해줘 감사하다"며 "누구의 기부금보다 소중해서 아름답고 훈훈함을 느낀다"고 했다.

최선영 매교동장도 "어둡고 아픈 뉴스들이 넘치는 가운데 세상을 밝혀주는 소중한 나눔이다"라며 "행정도 지역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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