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하원) 선거가 여당의 과반 확보 실패와 야당의 약진으로 마무리되면서 차기 총리선거에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여당은 다음달 11일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를 소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며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하게 된다.
특별국회에서 맞붙는 주요 후보는 이달 1일 총리 자리에 오른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다.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총 투표수의 과반을 얻은 의원이 총리로 선출된다.
노다 대표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년여간 민주당(입헌민주당 전신)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냈다. 따라서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전,현직 총리가 정면승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바 총리는 내각 교체시 지지율이 오르는 이른바 '허니문 효과'를 노리고 취임 한 달 만에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참패했다. 자민당 내에서 퇴진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이시바 총리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233석)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191석)과 연립여당인 공명당(24석)은 총리 지명 및 정권 연장을 위해 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이 필수적이다. 자민당은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38석)와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24석)의 협력을 위해 이미 물밑 접촉에 나섰다.
국민민주당 측은 자민당 일부에서 제기된 연립정권 참가에 대해서는 부정했지만 "중의원 선거 공약으로 내건 실수령액을 늘리는 정책 실현을 정부와 여당에 요구할 것"이라면서 정책별로 여당과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표 대결에서는 여당이 우위에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48석을 얻은 입헌민주당은 과반에 크게 못 미쳐 자력으로 노다 대표를 총리로 선출할 수는 없으나 범야당 세력을 규합하면 산술적으로는 여당을 꺾고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다만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가 개헌과 안보, 에너지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 입헌민주당과는 다른 노선을 유지하고 있어 범야권 규합이 녹록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참의원은 현재 자민당이 과반이기 때문에 입헌민주당의 총리 배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가 최종적으로 노다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이시바 총리가 총리로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는 야당 측과의 정책 협의로 정권 유지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