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권평화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 5주기를 맞아 김복동 평화센터가 한신대학교 교정에 세워집니다.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은 "오늘날 우리의 역사가 역행하고 있다"며 "김복동 할머니의 정신을 계승해 할머니가 꿈 꾸던 평화의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2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임을 증언한 이후 인권평화운동가의 삶을 살아간 고 김복동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재일조선학교 차별 철폐와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지원과 연대 등 인류 보편의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드높이는 데 힘썼습니다.
[김복동 할머니 / 2016년 2월 2일]
"죽기 전에 좋은 세상을 보고, 하루라도 다리 쭉 뻗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게 소원이라요."
하지만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엔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을 비롯해 뉴라이트 사관 등 가해자 중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역사를 보고 배워 다시는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할머니의 외침이 '김복동 평화센터'를 통해 다시 한 번 울려 퍼집니다.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은 "우리는 역사가 역행하고, 인권과 평화가 위협 받는 오늘을 살고 있다"며 "김복동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 김복동이 바라고 살았던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평화센터 설립 취지를 밝혔습니다.
[박상필 목사 / 김복동평화센터 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복동의 평화의 정신, 인권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복동 할머니의) 이런 활동은 개인의 활동이 아니라 나가서 모든 후배들이 기억하고 동시대인들이 함께 해야할 일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역사를 바로 알고, 역사를 바로 알 때만이 우리는 역사를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성영 한신대 총장은 "한신대학교의 전신인 조선신학교가 세워진 1940년, 바로 그 해에 김복동 할머니는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다"며 "할머니의 정신을 후대에 이어가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성영 총장 / 한신대학교]
"저희 학교로서도 학교의 건학 이념, 설립과 운영 지향점, 그것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 한신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앞으로 김복동의 희망이 널리 전파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한신대 만우관에 뒷 뜰에 세워지는 김복동 평화센터, '김복동의 나비 길'은 김복동 할머니의 삶의 궤적을 공공미술로 풀어낸 공간입니다.
안쪽 전시실 공간엔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함께 연대했던 한국교회여성연합회 등의 활동 내용 등이 전시됩니다.
보라색과 흰색, 노란색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진 바닥은 각각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낸 부활, 그리고 더 나아가 연대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또, 외부엔 할머니의 걸개 그림과 소녀상이 설치되며 벽면 조각보 작품을 통해 김복동의 정신과 평화의 메세지를 전합니다.
[이구영 작가 ]
"(조각보란) 쓸모 없어진 천들을 조각조각 모아서 커다란 보자기를 만드는 개념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선생님의 삶의 이야기와 잘 부합되는 것 같아서 조각보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로 나아가는 삶의 의지, 그런 것들이 우리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본받을 수 있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편, 김복동의 희망은 일회성 후원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김복동 평화센터 건립 추진위원회를 모집하고 있으며, 다음달 4일 개관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복동의희망은 "'김복동의 나비 길'이라는 평화센터 이름처럼 역사를 기억하고 지키기 위한 작은 날개 짓이 전세계에 평화의 큰 바람을 불러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