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양양군수가 여성 민원인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과 함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 군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기초의회 원내대표협의회는 25일 양양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군수의 사퇴와 함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지난 10일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군수실과 인허가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 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하면서 의혹은 더욱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언론 보도 이후 사과나 해명 없이 침묵을 이어가는 것은 군민을 대표하는 공직자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의 비위 의혹이 각종 언론에 오르내리며 양양군의 이미지와 군민의 자부심을 짓밟고 있다"며 "이제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군수직 사퇴와 함께 수사기관에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군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마지막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미래양양시민연대 김동일 대표는 현재까지 추진상황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명을 받는 수임인이 이날 현재 72명으로 늘었고, 1천 명 이상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민소환제는 주민 15% 이상이 찬성할 경우 주민 투표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을 해직할 수 있는 제도다. 주민소환제 발효 시 선출직 공무원의 직무는 정지되며 3분의 1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 넘게 찬성하면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양양군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민소환 투표 청구권자 수는 2만 5136명으로, 이 중 15%는 3771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원도 시군 공무원노조·직협 협의회도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비위 의혹을 받는 김 군수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김 군수 수사에 이어 주민소환까지 추진되면서 양양군 행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고 대외적 이미지도 좋을 리 없다. 김 군수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지역 시민사회와 연대해 투쟁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진하 사퇴촉구 범군민 투쟁위원회'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양양군청 앞에서 김 군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범군민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300명 이상의 군민이 참가해 김 군수의 사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김 군수는 지난해 12월 도내 한 카페와 자신의 차량안에서 여성 민원인 A씨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A씨는 민원과 관련해 김 군수에게 수시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김 군수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며 지난 달 30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김 군수의 집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